1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93포인트 하락한 1993.45로 장을 마쳤다. 시장에서는 전날 외국인과 기관이 깜짝 동반매수에 나서면서 이날 코스피도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외국인은 하루만에 매도로 전환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 외국인, 지난 달 5개월 만에 매도로 돌아서
"폭풍으로 인해 항구에 정박해 있던 배들이 바람이 잦아들자 떠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9일(현지시간)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떠나고 있다며 이같이 표현했다. FT는 "한국은 지난 여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감에 따라 번진 신흥시장 매도 사태에서 살아남은 승자 중 하나였다"며 "지난 10월 코스피지수는 18개월 최고치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 증시는 일본의 아베노믹스 동력과 중국 개혁 기대감 사이에 걸려있다"며 "새로운 이야기 꺼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은 지난 달 3000억원을 순매도해 5개월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에이제이 카푸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아시아 담당 연구원은 "한국 주요 기업들의 실망스러운 실적과 빡빡한 시장 유동성으로 인해 외국인들의 투자 열정이 식었다"고 말했다.
내년 코스피 지수에 대한 의견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그는 "한국 증시가 그다지 흥미롭지 않다"고 평가했다.
헤럴드 반 더 HSBC 아시아 주식전략 연구원도 "한국 증시가 몇 달 전보다 '덜 흥미롭다'"고 꼬집었다.
내년 예산안을 둘러싼 정치권의 교착이나 원화 강세 등도 부담요인으로 FT는 지목했다.
◆ FOMC 이후 관건…변동성 많지만 상승 여력 유효
코스피에 '산타랠리' 희망이 여전하다는 긍정적 분석도 적지 않다.
단기적으로는 이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잦아들면서 지수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내년 1분기 이후에는 중국 경제 회복세로 한국도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김재홍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달 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 시행 여부가 관건이지만 조기 축소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1분기까지 변동성은 있겠지만 코스피 상승 여력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초 중국 춘절연휴에 따른 효과도 기대해볼 만 하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코스피 지수는 2150선, 하반기 이후에는 2280선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가 230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기아차 같은 코스피 대표 종목들이 여전히 저평가 돼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권고훈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FT에 "경기가 상승국면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 시장은 아직 저평가 돼 있다"며 "일본이나 중국이 더 오를 수 있을 지는 의문이지만 한국이 다른 시장 수익률을 상회할 수 있는 기회가 가장 커 보인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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