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맥투자증권은 12월 선물옵션 만기일 거래에서 수 십억원에서 최대 수백억원가량의 파생거래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증권사 파생거래부서는 이날 오전 9시2분경 코스피200 12월물 콜·풋옵션 거래에서 시장가보다 훨씬 낮거나 높은 가격에 매물을 내놨다. 콜옵션은 215~250까지 모든 행사가에서, 풋옵션은 270~287.5까지 모든 행사가에서 주문 사고가 났다.
거래 피해 금액은 최대 200억원가량으로 알려졌으며 정확한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이번 거래가 단순 주문실수인지 여부를 파악 중이다. 만약 단순 착오에 의한 주문실수라면 피해구제책이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한맥투자증권에서 발생한 이상주문으로 파악되며 현재 자세한 상황을 확인 중"이라며 "고의가 아닌 착오매매일 경우 한국거래소에서 매매주문이 정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 시장감시팀 관계자는 "착오일 경우 규정상 손실금액 10억원 이상이고 이론가 대비 괴리율이 3% 이상일 경우 거래를 취소하고 면제를 줄 수 있다"며 "그러나 거래 상대방의 동의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 선까지 가능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번 되풀이되는 사고를 예방하는 게 당장의 피해 구제보다 더 중요한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증시에서 파생옵션 거래 사고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
가장 최근에는 지난 6월25일 KTB투자증권에서 발생했다. 담당 직원의 주문실수로 코스피200 지수 선물에 7000계약이 넘는 매수 주문이 쏟아지며 장 막판 급등했다.
올해 초에는 KB투자증권이 선물 주문 사고를 냈다. 홍콩계 헤지펀드인 이클립스퓨처스가 KB투자증권을 통해 16조 원 이상의 주문이 몰리는 오류가 발생, 결국 200억 원가량의 손실을 입었다.
현재 거래소는 다음해 2월부터 ‘킬 스위치(kill switch)’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알고리즘 거래 계좌가 주문 실수를 냈을 때 모든 호가를 한꺼번에 취소하고, 추가 호가 접수를 차단하는 일괄 취소 기능이다. 이에 따라 주문 실수로 말미암은 피해액 규모를 줄일 수 있다.
사후 수습보다 1년에 두 세차례씩 발생하는 대규모 파생거래 사고를 막기 위한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실 크고 작은 주문 실수는 이보다 더 자주 일어난다"며 "단순 주문자 실수로 처리한다고 해도 이미 시장에 준 영향을 되돌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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