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들어 한국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외국인의 눈이 싸늘해졌다. 올 가을 외국인이 최장 순매수 기록을 연일 갈아치운 것과 상반된 분위기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이틀을 제외한 9일 모두 매도세를 보였다.
16일 증권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마음이 돌아서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는 17~18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분수령으로 보고있다.
최승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tapering·양적완화 축소) 실시를 통해 시장에 대한 인식이 바뀔 경우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수 재개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금까지는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한국 수출환경 개선이 주가 호재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것. 전망치를 웃도는 경제지표가 오히려 테이퍼링 조기 실시 신호로 읽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테이퍼링을 바라보는 시선이 우려보다 경제 흐름 개선에 대한 기대로 바뀌는 추세다.
최 연구원은 "테이퍼링 실시 이후 외국인들이 경제지표와 주가를 정방향의 신호로 인식한다면 한국에 대한 태도가 우호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이퍼링 실시가 신흥시장에 더이상 악재가 아니라는 점도 입증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 파장에 대한 우려는 신흥시장 쪽에 더 짙게 깔려있다" 며 "경기재료 역시 선진국을 거쳐 신흥국으로 미끌어져 넘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회복의 추세성이 예상보다 빨리 강화되고는 있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것. 때문에 신흥국 투자자들은 좀더 확실한 증거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경기와 금리, 주가가 모두 함께 오르는 국면이 와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의 필요충분조건 중 하나인 글로벌 경기 회복 요인은 보다 충실해지고 있어 글로벌 자금의 다음 타깃은 코스피와 같은 안정적 위험자산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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