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이노베이션의 기업PR 광고 ‘그린콜’ 편에 대한 네티즌의 이런저런 논평을 검색해 보니 촬영 기법이 독특하고 카피가 인상적이라는 평이 많았다. 소비자의 상식과 전문가의 판단이 다르지 않음을 확인하는 놀라운 기회였다.
석탄 덩어리가 작은 입자로 부서졌다 다시 전구나 기름으로 바뀌는 장면은 감독이라면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평범한 기법이다. 피사체를 한 프레임 단위로 미속 촬영한 다음 몇 초 분량으로 편집해 영상미를 극대화하는 콤마 촬영기법이다. 알 만한 전문가들은 다 알듯이 콤마 촬영에도 격이 있는 법. 이 광고에서는 연탄이 가루로 부서지는 과정을 한땀한땀 정밀하게 묘사함으로써 콤마 촬영의 수준을 높였다.


이 광고에서는 “석탄으로 전기, 합성석유, 천연가스, 화학제품을 만드는 그린콜 개발 중”이라는 자막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린콜(green coal)이란 공해 문제 때문에 쓰임새가 적은 값싼 저급 석탄에서 황화수소나 이산화탄소 같은 불순물을 제거해 합성석유나 화학제품을 만들고 청정에너지로 탈바꿈하는 기술이다. 그린콜 기술은 미래 에너지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데, SK이노베이션은 이 주제를 갖고 광고에 의한 의제설정을 한 셈이다.

기업 이미지란 기업이 갖고 있는 어떤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기업에 대해 생각하는 그 무엇이다. 또한 기업이 행하는 어떤 활동이 아니라 기업의 활동에 따라 느끼는 사람들의 반응이다. 이 점에서 SK이노베이션의 ‘그린콜’ 광고는 단순 명료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사회적 전망을 제시한 우수한 광고라 평가할 수 있다. 고정 관념과 편견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광고의제를 설정함으로써 언론의제와 공공의제로 발전할 가능성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크다.
김병희 한국PR학회장(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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