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3.5조 유동성 확보안 공개…"급한불 끌 수 있다"

입력 2013-12-19 15:45  

[ 강지연 기자 ] 대한항공의 3조5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안이 공개됐다.

대한항공은 19일 계열사 한진에너지가 보유한 S-Oil 주식 3000만주(2조2000억 원)와 항공기 13대(2500억 원), 율도 비축유 기지 등 부동산 및 투자자산(1조400억 원)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매각 자금은 재무구조 개선과 한진해운 지원에 사용될 게획이다. 매각은 내년부터 2015년까지 2년간 진행된다. 자산 매각을 통해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300%포인트 가량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 3분기 현재 대한한공의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806%에 달한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한진해운에 대해서는 한진해운홀딩스 사옥과 한진해운 주식을 담보로 1000억 원을 추가 대출한다. 은행권에서 한진해운에 3000억 원(3년 만기)을 대출해주는 조건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0월 한진해운홀딩스에 1500억 원을 대출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대한항공이 유동성을 확보한 후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대한항공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필요했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한진해운 뿐만 아니라 대한항공까지 유동성 부족에 따른 재무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대한항공이 3조원 가량의 자산유동화를 통해 유동성을 보강한 이후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을 실시할 것"이라며 "향후 한진해운에 대한 자금 지원과 내년 만기도래 차입금의 상환 등으로 한진해운의 유동성 리스크는 크게 낮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그룹의 회사채 상환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진그룹의 연간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는 2014년 1조9000억 원 수준이다. 한진해운은 내년 3, 6, 9월 각각 1800억 원, 600억 원, 1,500억 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대한항공은 2월에 3000억 원, 5월과 8월에 5000억 원, 3700억원 만기도래 금액이 있다.

이화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룹 전체의 만기도래 회사채 규모가 올해와 내년 각각 2조원씩 있다"며 " 3조5000억원의 유동성 규모는 내년 만기도래 회사채와 그룹 순차입금(22조원)의 이자 부담, 한진해운의 지속적인 영업적자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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