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양적완화 축소' 시작]손성원 "출발 좋지만 갈 길 멀어…3~4개월 뒤 테이퍼링 중단될 수도"

입력 2013-12-19 21:10  

전문가 진단


[ 워싱턴=장진모 기자 ]
“첫 출발은 좋다. 그러나 갈 길은 멀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양적완화 축소(tapering·테이퍼링)’에 나선 18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의 반응은 이렇게 요약된다. 우선 시장 충격이 없었다는 점에서 테이퍼링의 ‘연착륙’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테이퍼링이 앞으로 신흥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렸다.

○신흥국 파장

코식 바수 세계은행 수석 부총재(수석이코노미스트)는 Fed의 테이퍼링이 이머징마켓에 미치는 단기적인 충격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난 5~6월 Fed가 처음으로 출구전략을 예고하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이 큰 혼란에 빠졌었다”며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 주요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1~2개월 만에 가파르게 평가절하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Fed의 테이퍼링이 신흥국에 미칠 충격은 이미 상당부분 시장에 흡수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점진적인 테이퍼링을 예고하면서 단기적인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수 부총재는 “테이퍼링을 단기적인 관점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Fed가 채권매입 규모를 계속 줄여나갈 경우 이는 미 경제가 그만큼 더 강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신흥국을 포함해 글로벌경제에도 결국 득이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신흥시장 전문가인 앤더스 아스란드 선임연구원은 “양적완화 축소는 신흥국의 신용거품을 더욱 빠른 속도로 꺼지게 할 것”이라며 “인도 남아공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의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세계 경제를 이끌어왔던 이머징마켓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이퍼링 시나리오

전문가들은 테이퍼링의 출발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시장 충격이 없었기 때문이다. 존 아서 파이낸셜타임스 수석칼럼니스트는 “Fed의 출구전략 스타트는 좋았지만 남은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테이퍼링을 지속해야 하는 데다 적정 인플레이션을 유도해야 하고, 미국 증시의 버블 우려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1년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8차례 있는데 한번에 100억~150억달러 정도씩 줄이면 내년 말께 양적완화가 종료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 3~4개월 뒤에는 Fed의 예상대로 경제가 굴러가지 않을 수도 있다. 실업률이 다시 높아지고 자동차 판매가 둔화되는 등 소비가 위축되면 테이퍼링을 중단하든지, 아니면 채권매입 규모를 다시 늘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테이퍼링 과정이 험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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