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경 루멘스 대표 "조명·자동차용 LED가 매출 1조원 시대 이끌 것"

입력 2013-12-20 06:58  

Cover Story - 루멘스

인터뷰 - 유태경 루멘스 대표

계열사 토파즈 상장 준비…신생 벤처기업 투자도 확대
친환경 혁신기술 지속 개발…세계에 공헌하는 기업이 목표



[ 김병근 기자 ]
“루멘스 매출이 연간 1000억원을 넘어서는 데는 모바일(휴대폰)이, 5000억원으로 가는 데는 디스플레이(TV)가 큰 기여를 했습니다. 매출 1조원 시대는 조명과 자동차용 LED가 이끌어갈 겁니다.”

유태경 루멘스 대표는 지난 13일 경기 용인시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조명과 자동차용 LED가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년까지는 TV용 LED가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할 것”이라며 “TV 디스플레이에서 조명과 자동차 쪽으로 세대교체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경영계획은 다 짰습니까.

“환율이 변수이긴 하지만 올해보다 20%가량 성장한다는 목표를 잡았습니다.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올해도 전년보다 20% 정도 성장할 겁니다. TV 시장이 성숙됐다고는 하지만 대화면 UHD TV 덕분에 LED 수요가 아직은 견조한 편입니다. 내년은 월드컵과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데다 TV가 잘 팔린다는 짝수해여서 시장에서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뭡니까.

“선행 기술입니다. 루멘스는 LED칩 설계 기술과 칩에서 나오는 빛을 손실 없이 내보내는 재료 기술 및 빛을 조절하는 광학기술에 강점이 있습니다. 이 기술들이 중요한 것은 같은 전기를 이용해 최고의 광량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기술을 앞세워 모바일 시장을 공략하며 TV와 모니터 같은 디스플레이 시대에 대비했습니다. 또 조명 및 자동차 시대를 준비해 왔습니다.”

▷TV 매출 의존도가 아직은 높습니다.

“LED 산업의 흐름이 그렇습니다. 모바일에서 시작해 디스플레이로 주도권이 넘어가고, 조명과 자동차 시대는 이제 막 개화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TV 매출이 많은 게 당연합니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의 약 75%가 TV에서 나왔습니다. 내년은 조명과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회사 성장에 이바지하는 원년이 될 겁니다. 올해 처음 조명과 자동차 매출이 10%를 넘은 것은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두 분야 모두 8년 전부터 준비해왔고, 5년 전부터 매출로 가시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내년부터는 눈에 띄는 성장세가 기대됩니다.”

▷조명 완제품 사업에 뛰어들 생각은 없습니까.

“루멘스는 완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닙니다. LED 조명용 모듈이 우선입니다.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다만 좋은 고객회사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협력 관계를 제안한다면 고객 브랜드로 생산하는 것은 검토해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자체 브랜드로 생산하는 것은 계획에 없습니다.”

▷계열사 기업공개 준비는 잘 되고 있습니까.

“토파즈는 빛을 골고루 잘 분산시켜주는 도광판 제조 전문기업입니다. 도광판은 LED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부품입니다. 도광판과 LED를 같이 하는 LED 기업은 세계적으로 루멘스뿐입니다. TV는 후면에서 빛을 쏘는 ‘직하’ 방식보다 측면에서 빛을 비추는 ‘에지형’ LED TV가 도광판 수요 확대에 도움이 됩니다. 내년에는 다시 ‘에지형’ LED TV 바람이 불고, 도광판 수요가 많이 생길 겁니다. 차질 없이 준비해서 2015년에 상장을 시도할 겁니다. 내년 매출은 1000억원 정도로 올해보다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올해 벤처기업에 투자했는데.

“벤처기업 투자는 사회공헌의 하나라고 보면 됩니다. 중견기업이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투자라고 봅니다. 루멘스도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글로벌 무대에서 선전한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대기업이 성장하면 중견·중소기업도 같이 성장하는 ‘낙수효과’입니다. 이게 동반성장입니다. 이제 루멘스도 도움이 필요한 벤처기업과 동반성장을 도모할 때가 됐다고 생각해 벤처기업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두 곳에 투자했는데, 추가로 투자할 기업 한 곳을 확정했고 집행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두 곳 정도 더 투자할 계획입니다. 기술력이 가장 중요하고, 루멘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면 금상첨화입니다.”

▷단기간에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는데, 힘든 점은 없었습니까.

“그 얘기를 다 하려면 인터뷰 시간을 늘려야 합니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커보니 정말 다양한 지원이 사라졌습니다. 그중에서도 연구개발(R&D) 세액공제율이 낮아진 영향이 적지 않습니다. 중소기업 시절에는 25%를 공제해줬는데, 지금은 그 비율이 3분의 1인 8%밖에 되지 않습니다.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하다 보면 실패 비용이 상당히 발생하는데, 공제율까지 낮아져 걱정입니다. 우수 인재를 채용하는 방법 중 하나였던 병역특례 산업기능요원을 뽑을 수 없게 된 것도 큰 애로사항입니다. 중견기업은 R&D가 생명줄이고, R&D는 사람에서 나오는데…. 인재라도 마음 놓고 더 많이 뽑을 수 있으면 초기 투자 실패 비용을 꽤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어떤 회사를 지향합니까.

“세계 무대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제품을 앞세워 한국뿐 아니라 세계에 공헌하는 기업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루멘스는 LED라는 친환경 광원 제조사이기 때문에 이미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합니다. LED가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같은 오염원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노력을 배가할 수 있도록 혁신 기술 개발에 더 매진할 겁니다. 또 기술 벤처기업에 투자를 지속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생태계가 자리 잡는 데 기여할 겁니다.”

용인=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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