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축소 규모는 100억 달러로 크지 않았지만 달러 강세에 따라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후폭풍이 불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글로벌 경제회복 기대감이 팽팽하게 맞섰다. 업종마다 중점적으로 받아들이는 부분이 달랐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업종별 희비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기전자와 유통, 은행 업종은 테이퍼링이 호재로 작용할 대표 선수들이다.
손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 실시는 미국 경기 회복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향후 선진시장의 가전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3분기부터 미국의 IT 소매판매 월별 증가율이 상승곡선을 그리는 것도 긍정적 요인으로 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다.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홈쇼핑 등 유통업종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같은 증권사의 민영상 연구원은 "엔·달러 약세가 지속될 경우 수출 중심의 국내 업종보다는 내수 업종의 투자 매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신세계와 현대홈쇼핑의 실적 개선폭이 가장 클 것으로 기대돼 이들의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엔환율 영향이 적은 은행 업종도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업종은 엔저 공습이 관건이다. 미국시장에서 일본차와 경쟁 중인 한국산 자동차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임종필 현대증권 연구원은 "문제는 엔화 약세가 기업들의 이익 성장을 정체시킬 수 있다는 점"이라며 "엔저로 인한 주가 단기 영향보다는 이익 성장 전망을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업종은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체들의 경우엔 일본 경쟁사가 많지 않고, 세계 반도체 가격은 달러 결제로 고정돼 있어 부정적 요소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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