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비중 높은 SK하이닉스·LGD, 소재주 LG화학 유망

입력 2013-12-23 06:58  

美, 양적완화 축소 결정·엔화 약세에 따른 대응 전략

日서 원재료 수입 등
엔저 수혜주에 관심을

일본 업체와 경쟁관계
자동차 업종 큰 타격



[ 이고운 기자 ]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내년에는 양적완화를 완전히 끝내는 출구전략 시행 시기가 시장의 관심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뒤를 이을 재닛 옐런 차기 Fed 의장의 ‘비둘기파’ 성향 등을 감안할 때 유동성을 줄이는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행은 빨라도 내년 하반기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일본 엔화 약세는 한동안 한국 증시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테이퍼링 보다 걱정되는 엔 약세

양적완화 축소가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에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미국 경기 회복에 기업 실적이 연동돼 있고 다른 신흥국보다 기초체력(펀더멘털)이 튼튼하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외국인 자금 동향, 기업 실적, 중국과 유럽 경기 회복 등 여러 변수가 있어 당분간 큰 폭의 상승은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양적완화 축소는 충분히 시장에 알려졌고 예상됐던 소식이기 때문에 이 자체로는 큰 악재가 아니다”며 “그러나 국내 기업들의 올 4분기 실적에 대한 불안이 아직 시장에 남아 있기 때문에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내년 초까지 한국 증시의 상승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미국 등 선진국 경기 회복 수혜로 한국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진다는 것이 입증되면 외국인도 한국 증시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내년 1월 양적완화 축소에 들어가고 내년 중 양적완화 축소 규모가 늘어날수록 다른 신흥국보다 한국의 상대적 ‘매력’이 돋보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 한국은 엔화 약세 우려도 신경써야 하는 처지다. 한국 증시의 중추격인 자동차업종의 경우 엔화 약세에 따른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엔화 약세와 통상임금 대법원 판결 여파로 외국인은 20일까지 15거래일 연속 현대차를 순매도했다.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외국인에겐 일본이 한국보다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양적완화 축소…대응전략은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가 당분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여 이에 맞춰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백진수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는 “자동차업종은 엔화 약세의 악영향이 큰 업종이어서 당분간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에서 원재료를 수입해 엔저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으로 시장의 관심이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은 코스피지수의 본격 상승을 기대하기 힘든 국면이므로 단기와 중장기 전략을 나눠 짜라는 조언도 나온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연말 매수주체가 뚜렷하지 않고 엔화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지수형 상장지수펀드(ETF)를 분할 매수한 뒤 코스피지수 2000포인트 이상에서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증가에 따른 경기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받는 종목들을 압축해 보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비중이 높은 경기민감주가 유망하다는 의견을 낸 전문가가 많았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민간투자가 늘어나면 정보기술(IT) 관련 투자와 제품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한국 IT기업 중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성욱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는 “세계 경기회복 초기에 성장하는 소재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LG화학을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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