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아시아 韓 자회사 설립 둘러싼 항공업계 '동상이몽'...이유는?

입력 2013-12-23 15:34  

국내 LCC 업계 "시장 잠식 우려" vs 에어아시아코리아 "지나친 기우"



[ 최유리 기자 ] 아시아 최대 저비용항공사(LCC)인 말레이사아 국적의 에어아시아그룹 한국 자회사 설립을 놓고 국내 LCC 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에어아시아의 저가 공세로 인한 시장 잠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반면 에어아시아코리아 측은 지나친 기우라며 반박하고 있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아시아는 한국에서 투자자를 모아 '에어아시아코리아' 법인을 세우고 국토교통부에 국내 항공운송업 면허 신청을 준비 중이다.

에어아시아코리아는 내년 하반기 청주-제주 및 김포-제주 노선운항을 시작으로 향후 국제선 운수권을 배분받을 계획이다. 4~5년 내 A320 항공기 20대를 투입하고 국내 증시 상장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선 까다로운 자회사 설립 요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내 항공법에 따르면 외국인이나 외국법인은 항공사 지분의 절반 이상을 소유할 수 없다. 외국법인이 항공사에 대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에 에어아시아는 에어아시아코리아 지분의 25%만을 보유하고 국내 투자자가 대주주로서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항공사 운영에 경험이 없는 국내 투자자들보다 에어아시아가 실질적 경영에 나설 것이라는 게 국내 항공업계의 중론이다.

국내 LCC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운수권 협상이나 취항지 결정 등 항공업의 노하우가 필요한 업무는 에어아시아 쪽에서 결정할 수밖에 없다"며 "지난 10월 에어아시아는 일본 ANA와 합작해 만든 에어아시아재팬을 철수할 당시 본사 방식으로 경영을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에어아시아 측의 국내 경영 전략에 대한 해석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에어아시아코리아는 기존 항공사들이 기피했던 청주 공항을 중심으로 비행기를 띄워 잠재 수요를 흡수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충북경제자유구역 내 항공훈련기관과 정비기지 등에 1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준비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잠재된 중부권 수요를 중심으로 국내 시장에서 3~4% 가량의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어 국내 LCC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오히려 지방 공항이 활성화되면서 충청권 경제가 살아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국내 LCC 업계는 이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오히려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LCC의 항공기를 모두 합쳐도 50여대 수준인데 에어아시아가 20대로 3~4%의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다른 자회사에서 충분한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당분간은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어아시아를 시작으로 외항사들의 국내 진출에 포문을 열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도 국내 항공사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동북아 시장을 노리는 글로벌 LCC들의 진출이 늘어나고 있어 이번 외국계 항공사의 국내 진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추후에 국내 LCC들의 규모가 좀 더 커지고 비용 절감 구조가 자리 잡은 후에 문을 열어야 된다"고 말했다.

에어아시아는 총 139기의 항공기로 150여개의 노선을 운영 중이다. 에어아시아X, 타이 에어아시아, 인도네시아 에어아시아, 에어아시아 필리핀 등의 계열사도 갖고 있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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