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돈 풀어도…잡히지 않는 中 신용경색

입력 2013-12-24 21:10  

일주일째 급등…한때 8.8%
52조원 긴급투입 겨우 진정



[ 노경목 기자 ]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연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시중 유동성 조절이 뜻대로 되지 않고 있어서다.

시중은행들이 자금 도매시장에서 급전을 빌릴 때 부담하는 돈값인 은행 간 단기금리(7일물)가 급등하자 지난주부터 2000억위안(약 35조원) 이상을 시중에 풀었지만 23일 금리는 되레 연 8.84%까지 올랐다. 치솟던 은행 간 금리는 24일 290억위안을 추가로 풀고 나서야 연 6.19%로 진정됐다. 자산관리상품(WMP)을 중심으로 한 ‘중국 그림자금융(은행을 통하지 않은 자금 대여)’ 문제가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발목을 잡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의 은행 간 단기금리 급등은 지난 6월에도 문제가 됐다. 5월 초만 해도 연 2%대이던 금리가 인민은행의 자금 공급 중단으로 6월20일 연 11.0%까지 폭등했다. 그림자금융에 돈을 대며 금융시스템 전체의 부실을 키우고 있는 은행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경고였다는 해석이다. 단기금리는 인민은행이 자금 공급을 재개하면서 곧 연 4%대로 떨어졌다.

이번에는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인민은행의 의도와 정반대로 시장이 움직였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분기 말마다 만기가 돌아오는 WMP가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이다. 안유화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WMP 만기가 돌아오면 은행들은 서로 자산을 사고팔아 상환한 뒤 다시 WMP를 발행해 팔았던 자산을 되사는 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왔다”며 “6월부터 이 같은 편법이 금지돼 은행들이 단기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인민은행의 개입에도 자금 경색이 해소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당국이 딜레마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그림자금융을 잡기 위해 돈줄을 죄었더니 은행 자금 경색이 며칠간이지만 예상 이상으로 악화되며 또 다른 시스템 리스크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안 위원은 “앞으로도 몇 번 이 같은 사태가 되풀이될 수 있다”며 “리커창 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개혁도 이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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