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올해 장사 누가 잘했나…삼립식품·동원F&B '쑥쑥'

입력 2013-12-26 14:02  


계속되는 불황 속에서도 올해 가장 장사를 잘한 식품기업은 어디일까?

삼립식품, 동원F&B, 매일유업 등 경기침체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공격적 투자를 단행한 식품기업들이 지난해보다 올해 대폭 향상된 '성적표'를 받았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립식품의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23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8억 원보다 205%나 수직 상승했다.

최근 기업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발표한 같은 기간 국내 30대 식품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이 19%나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대비되는 성적표다.

삼립식품은 올 초 신규사업으로 육가공 분야를 선정하고 지난 6월 육가공 전문업체인 알프스식품을 106억 원에 인수했다. 외식문화 확산으로 육가공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게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삼립식품 관계자는 "외식사업에 부합하는 제품개발에 대응하기 위해 육가공 전문업체를 인수한 것"이라며 "경기침체로 식품기업들이 수익성 부진에 시달리고 있지만 사업 다각화로 극복하기 위해 과감히 투자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삼립식품은 내년부터 기존 주력사업인 제빵분야 이외에도 식자재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급식 및 케이터링(출장급식)까지 확대하는 데에도 과감한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국내 참치캔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동원F&B 역시 같은 기간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52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동원F&B를 살리기 위해 지난 3월 경쟁사 대상의 대표이사까지 역임한 박성칠 사장을 영입한 뒤 전폭적 투자를 약속했다.

박 사장은 취임 후 온라인몰 규모를 확충하고 공급망 관리(SCM)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폈다. 동원F&B 관계자는 "박 사장 취임 후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효율성을 최대한 높인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적 조제분유 제조업체인 매일유업도 올 3분기까지 지난해보다 약 30% 늘어난 257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국내에서의 부진을 과감한 해외투자로 돌파한 케이스다.

매일유업은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분유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3분기까지 유통 대리점 수를 3600개까지 확장하는 등 해외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 회사는 올해 연말까지 오프라인 대리점수를 200개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정체돼 있는 국내 분유시장과 달리 중국의 분유 시장은 고속 성장 중"이라며 "지난해 3분기까지 100억 원 안팎이던 중국 쪽 분유 매출이 올해 3분기까지 25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조제분유의 매출 성장이 큰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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