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인트] 쉰들러의 석연치 않은 움직임

입력 2013-12-29 21:02   수정 2013-12-30 04:51

최순권 <부경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현대그룹은 최근 해운업 장기 불황으로 야기된 현대상선 유동성 불안 해소를 위한 고강도 자구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증권 등 핵심 금융계열사 매각을 포함한 3조3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자구 계획에 대해 시장에서는 일단 범위와 규모에 대해 놀라는 분위기다. 그러나 시장은 이번 자구계획의 성공 여부에 대해 결론을 유보하고 있다. 계획도 중요하지만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해 나가는 것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해운업 불황으로 인한 유동성 불안은 현대상선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지만 현대그룹이 자구계획을 성실히 이행해 시장의 신뢰를 얻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현대그룹 자구계획에는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도 포함됐다. 이 회사는 매년 매출의 10% 정도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회사지만 핵심 계열사 현대상선으로 인해 해운업 실적부진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에서다. 내년 3월 초까지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상반기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를 상환하고 운영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회사의 최대 지분(30.9%·단독 주주 기준)을 보유한 스위스의 다국적 승강기 업체인 쉰들러 홀딩 AG(이하 쉰들러)는 석연치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쉰들러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1월 현대엘리베이터가 2000억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는 내용을 소개하며 주주가치 훼손 등을 이유로 유상증자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행보를 짚어 보면 석연찮은 점이 많다.

쉰들러는 10여년간 세계 3대시장에 포함되는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국내 유일의 승강기 업체인 현대엘리베이터 인수를 위해 각종 소송 제기 및 정관 반대, 자금조달 방해 활동 등을 해왔다고 의심받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토종업체임에도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 브라질 등에 해외 법인을 설립하고 해외 사업을 본격 확장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장기적으로는 세계 시장에서 쉰들러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역량도 갖췄다. 쉰들러의 유상증자 반대가 과연 ‘선량한 주주’의 정당한 주주권 행사인지 냉철하게 되짚어 볼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최순권 <부경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