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 관련 브리핑을 갖고 "국민들이 듣고 싶어하는 얘기 대신 대통령의 일방적 메시지를 전달한 실망스러운 기자회견"이라며 "진정한 소통 의지와 구체적 행동을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은 특검, 무능 장관 교체, 경제민주화, 사회적 대타협위원회 설치, 개헌 등 주요 이슈에 대해서 언급을 회피하거나 일축했다"며 "대통령의 입장 변화는 없었고, 변명과 반박만 있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과연 진정한 소통의 의지가 있는 것인지 더 큰 의문을 갖게 됐다"고도 했다.
또 박 대통령이 밝힌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대해선 "3공·4공 때의 경제개발 계획을 다시 보는 것 같다"며 기존 정책의 재탕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창조경제를 통한 경제활성화 대책 역시 과거 벤처활성화 대책 수준에 머물러 창조적 내용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취임 후 1년 내내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을 조기에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은 데 대한 최소한의 사과가 먼저 있었어야 했다"며 "국민 대다수가 요구하고 있는 국정원 특검을 수용하지 않은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지난 1년의 통치로 국민들에게 혼란과 상처를 줬던 과오에 대한 어떠한 해명도 없었다"며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지난 1년의 '불통통치'에 대한 기억상실 그 자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 대변인은 "정작 듣고 싶은 말은 모두 생략하고 뭉개면서 1년 전 말한 경제발전 구상만을 재탕, 삼탕했다"며 "오늘 너무도 실망스러운 대통령의 회견이 '불통정권'을 입증했으니 국민은 대통령에 대한 냉정하고 준엄한 평가를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의미 있게 평가하며 야권과 대립각을 세웠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집권 2년차를 맞아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 철학을 국민에게 보고하고 공유했다"며 "나아가 국민의 행복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 정부가 더욱 국정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 기자회견이 대통령과 국민들의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제 국회도 역할을 해 박 대통령이 밝힌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한 속도감 있는 후속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재갑 수석부대변인은 민주당을 직접 겨냥해 반박 논평을 냈다. 박 부대변인은 "민주당이 박 대통령의 신년 구상을 '불통'과 '정치실종'이라며 새해 벽두부터 딴죽을 걸고 나섰다"며 "대통령의 대국민 소통 노력을 야당과의 협상으로 착각하는 모양에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제 민주당이 제안한 남북 국회회담 추진과 개헌특위 설치, 그리고 사회적 대타협기구 구성 등 3대 의제를 거절했다는 것이 그 이유"라며 "야당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소통이요, 아니면 불통이라는 태도는 전형적인 생떼쓰기"라고 깎아내렸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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