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호 기자 ]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이 부산시장 후보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텃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여권 후보자들의 지지도가 저조하게 나와서다. 당 일각에서는 외부 후보 영입이나 거물 차출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여권 내 부산시장 후보는 현역 의원인 서병수·박민식·이진복·유기준 의원과 원외 인사인 권철현 전 주일대사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 박 의원은 7일 여야 후보군 중 처음으로 공식 출마선언을 했다. 다른 여권 후보들도 다음달 초까지 출판기념회 등을 통해 차례로 선거 레이스에 참여할 예정이다.
문제는 역대 선거와 비교해 여권 후보자들이 인기몰이에 실패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언론 설문 조사에서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이 영입에 공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잇따라 지지율 1위 자리를 빼앗기고 있다.
부산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작년 12월26일 부산시민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지율 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에서 오 전 장관이 13.5%의 지지율을 기록해 권 전 대사(11.7%), 서 의원(10.0%), 유 의원(3.9%), 박 의원(3.1%) 등을 앞질렀다.
새누리당은 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고 있는 4선의 친박(박근혜) 핵심인 서 의원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의원은 “지방선거 패배는 2016년 총선에까지 후폭풍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안 의원이 오 전 장관 영입을 위해 지속적으로 접촉하는 것이 더 걱정”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제3의 후보 발굴이 필요하다는 당내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여권 후보 간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분위기 전환과 선거 흥행을 이끌 수 있는 참신한 후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이달 설연휴 이후 여론 판도를 살펴본 뒤 결단을 내리지 않겠느냐”며 “과거 선거에 비해 후보들의 지지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후보 경선이 시작되면 시민들 관심이 커져 지지율도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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