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또 '깜짝 실적'…누적 흑자 11조

입력 2014-01-07 21:45  

2013년 3분기 5조5721억…경기 나빠 병원行 줄어

분배 놓고 4인4색 가능성
의료·제약업계 "진료비·약값 정상화"…정부 "3대비급여 해결에 사용"
시민단체 "보장률 더 높여야"…공단 "부과체계 개선에 투입"



[ 김용준 기자 ] 지난해 9월 말까지 건강보험 연간 흑자가 5조50000억원을 넘어섰다. 4분기 결산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당초 예상(2조8000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다.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진료비 증가율이 최근 3년간 5% 이하로 떨어진 것이 대규모 흑자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은 안정기에 들어섰지만 막대한 흑자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놓고 이해 당사자들 간에 한바탕 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건보 재정 안정기에 접어드나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7일 “작년 3분기까지 결산한 결과 5조5721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보험료와 정부 지원금 등 수입은 35조2129억원이었고 보험금 등 지출은 29조6407억원이었다. 보험금 지급이 가장 많은 4분기에 1조원가량 적자가 나도 사상 최대였던 2012년 흑자 규모(3조3216억원)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이로써 지난해 9월 말 현재 건강보험 재정의 누적 흑자는 11조77억원으로 사상 처음 1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부터 국제 회계기준을 적용해 35일치 보험금 지급 예상분 5조원가량을 부채로 잡은 뒤 나온 수치다. 과거 기준으로 하면 누적 흑자가 16조원을 넘어서는 셈이다.

이처럼 흑자 기조가 자리잡은 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건보공단은 2005년 이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보험금 지급 증가율이 비슷하게 움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즉 경기가 좋으면 사람들이 병원을 많이 찾아 보험금 지출이 늘고, 경기가 나쁘면 지출이 줄어 건보 재정 흑자폭이 커진다는 것이다.

또 최근 3년간 황사와 신종플루 등 대규모 인원이 병원을 찾게 만드는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고 2012년 시행된 약가 인하 정책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본격적인 분배 논란일 듯

건보 재정 흑자는 앞으로 분배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흑자분을 어디에 써야 할 것인지에 대해 이해 관계자들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건보 재정 흑자 일부를 4대 중증질환 보장과 3대 비급여 부담 완화(상급병실료 차액, 선택진료비, 간병비) 등 국정과제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의료계와 제약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건보 재정의 막대한 흑자는 의사들이 원가의 70% 수준만 받고 진료한 결과에 따른 것”이라며 “진료비를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약협회도 약가 인하로 매출과 수익에 타격을 받았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반면 시민단체들은 흑자분을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정책 방편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건강세상네트워크의 김준현 정책위원은 “국민이 낸 돈인 만큼 현재 63%에 불과한 보장률을 더 높이는 데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공단은 신중한 태도다. 급속한 고령화로 언제든 진료비가 급증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건강보험법에 따라 건보 재정은 연간 소요 금액의 50%(약 20조원)를 준비적립금으로 쌓아야 하지만 올해 10조원을 쌓아도 적립률이 절반밖에 안 된다는 얘기다.

또 흑자를 활용하더라도 현재 연간 6000만건에 달하는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소득 중심으로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를 개선하는 데 투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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