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정동 기자 ] 엔저에 국내 원양어선업체들이 울고 있다. 참치 최대 수입국인 일본의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수출량이 급감한 탓이다. 혜택은 소비자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참치회 중에서도 최고급 종에 속하는 눈다랑어 뱃살과 속살 세트를 평소의 절반 가격인 1만3900원에 판매한다.
이른바 '반값 참치'의 배경에는 엔저 현상이 있다.
최근 원·엔 환율 1000원 선이 붕괴되는 등 엔화 가치의 하락을 뜻하는 '엔저'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일본 수출이 주력 사업인 국내 참치회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
일본은 전 세계 참치 시장의 70%를 소비하고 있는 대표적인 참치 수입국이다. 국내 원양어선업체들인 동원산업과 사조씨푸드 등은 어획량의 80% 가량을 일본에 수출하고 있을 정도로 일본 의존도가 높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1월 연초 대비 엔화 가치가 약 20% 하락했을 때 약 15%의 매출 손실을 경험한 바 있다.
일본 수출 급감으로 재고량이 쌓이면서 국내 참치 시세 역시 크게 떨어져 이들 기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동원산업과 사조씨푸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재고량이 약 5~10% 늘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1만9000원 대에서 형성됐던 참치 눈다랑어 40kg의 시세가 올해 들어 1만4000원 대에 팔리는 등 가격 경쟁력 역시 감소한 상태다.
웃는 건 소비자다. 이번에 판매하는 참치 눈다랑어 뱃살은 흰색 빛을 띄는 특수 부위로 기름기가 많고 고소한 맛 때문에 참치 중에서도 최고급 부위로 꼽힌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참치 재고물량 소진 이벤트 당시 평소 대비 참치 매출이 40% 가량 증가하는 등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마트 관계자는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참치회사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그동안 높은 가격 탓에 먹기 어려웠던 최고급 제품들을 저렴한 구매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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