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구 기자 ] "지난 2001년 IT·BT 융합연구 개척을 당부하며 KAIST에 300억 원을 기부했습니다. 사람들은 그 같은 융합연구가 불가능할 것이라 했죠. 하지만 KAIST는 바이오 및 뇌과학 분야를 개척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요. 이번엔 미래인재 양성과 뇌과학 분야 연구를 위해 기부하게 됐습니다."
1980년대 반도체장비 제조회사 미래산업을 창업한 '벤처창업 1세대' 정문술 전 KAIST(한국과학기술원) 이사장(사진)이 학교 측에 215억 원을 쾌척했다.
KAIST는 정 전 이사장이 10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기부금 약정식을 갖고 215억 원을 추가로 기부한다고 9일 밝혔다. 그는 2001년 당시 개인 기부액으로는 최대인 300억 원을 기탁한 데 이어 이번 기부 약정으로 KAIST에 총 515억 원을 내놓게 됐다.
KAIST는 정 전 이사장이 기부한 전액을 '정문술 기금'으로 적립해 관련 분야 인력 양성과 연구에 사용키로 했다. 기부자 뜻에 따라 이번 기부금은 미래전략대학원 육성과 뇌 인지과학 인력양성 프로그램에 쓰일 예정이다.
정 전 이사장은 2001년에도 IT와 BT를 융합한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해 달라며 300억 원을 기부, KAIST는 내부 논의를 통해 바이오 및 뇌공학 전공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기여하고 싶은 마음과 함께 '부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개인적 약속 때문에 이번 기부를 결심했다"며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 기쁘다"고 말했다.
강성모 KAIST 총장도 "이번 기부는 KAIST가 미지의 학문 분야를 개척해 세계적 연구대학이 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정 전 이사장은 지난 1983년 반도체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미래산업을 창업해 성공으로 이끈 인물. 2001년 '회사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개인적 신념에 따라 회사 경영권을 직원에게 물려주고 스스로 은퇴한 바 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