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삼성그룹주' 더 떨어지나 … 이부진 나홀로 '씽씽'~~

입력 2014-01-09 15:49   수정 2014-01-0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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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민경 기자 ]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삼성그룹 주가가 연초부터 맥을 못추고 있다.

그룹 16개 상장 계열사(코스닥 1곳 제외) 중 호텔신라를 제외하곤 모두 주가가 떨어져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로 주가가 출렁인 뒤 반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계열사 주가가 휘청이자 삼성그룹펀드 수익률에도 비상이 걸렸다.

◆ 호텔신라, 창이공항 타고 훨훨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가운데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과 8일 종가를 비교한 결과 주가가 오른 곳은 호텔신라뿐이다. 이 회사는 6만6500원에서 시작해 7만1000원까지 6.77% 뛰었다.

이부진 사장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해외 면세점 사업이 성과를 내면서 주가가 수직상승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 8일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내 향수와 화장품 면세점 운영자로 선정됐다. 오는 10월부터 2020년까지 이곳에서 20여개 매장을 운영하게 된다.

현재 매출 기준으로 세계 7위인 호텔신라는 창이공항에서만 6년 간 4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 사장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해외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며 "이번 운영권 획득으로 세계 톱3 면세점으로 올라갈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호텔신라 주주총회 자리에서 "사업역량을 선진화하고 해외사업을 확장해 명문 서비스 유통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창이공항 진출로 면세점 사업에서 의미있는 중장기 성장원을 확보했다"며 "서울호텔의 재개관 이후 투숙률 개선과 비즈니스 호텔 영업 개시로 호텔 부문 실적도 크게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목표주가는 7만6000원에서 8만5000원으로 올려잡았다.

◆ 삼성전자 실적 쇼크에 전자 계열사 울상

호텔신라가 씽씽 달리고 있는 사이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발길은 무거워졌다. 137만2000원에서 출발한 주가가 129만1000원(-5.90%)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는 줄곧 내림세였다. 올해도 첫 거래일부터 4% 이상 급락, 우울한 출발을 했다.

지난 7일 '어닝 쇼크' 수준의 4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130만 원 선이 무너졌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올해에도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 속에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며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의 부진에 따라 삼성SDI, 삼성전기 등 다른 전자 계열사의 주가도 저조하다. 삼성SDI는 16만2000원에서 15만500원(-7.10%), 삼성전기는 7만3000원에서 6만7000원(-8.22%)으로 급락했다.

지난해 업황 불황을 겪은 건설 계열사 주가도 부진하다. 삼성물산은 6만600원에서 5만7700원 (-4.79%)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은 6만6000원에서 6만3100원(-4.39%)으로 떨어졌다.

금융 계열사 중에서는 삼성카드가 가장 많이 하락했다. 3만7400원이었던 주가가 3만5800원으로 4.28% 밀렸다. 삼성화재는 25만9000원에서 24만9500원(-3.67%)으로 내려갔다. 맏형 삼성생명도 10만4000원에서 10만1000원(-2.88%)으로 주저앉았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주가 부진은 삼성그룹펀드 수익률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성그룹펀드 30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3.88로 테마형 펀드 37개 가운데 가장 낮았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저조한 것은 전체 시장상황과 맞물린 측면이 있다" 며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실적 부진에 따른 우려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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