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안갯 속에서 헤매고 있다. 연초 급락세가 진정되는 양상이지만 주가는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닷새 만에 '팔자'로 돌아서며 하락했다. 1938.54로 마감해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삼성전자의 '실망스러운'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발표된 뒤 실적시즌에 대한 회의론이 투자자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4분기 실적을 비중있게 생각한다는 게 투자심리 악화 배경"이라고 말했다.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 부진도 이어져 투자심리 안정을 가져올 호재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상승 재료 어디서 오려나
다음주 시장의 눈은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매 판매와 금융주 실적발표 등에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지난해 12월 고용 호조에 이어 완만한 소비 개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금융주들은 지난해 4분기 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호조에 따라 실적 호조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국내 은행주가 동조화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곽 연구원은 "글로벌 변수는 우호적인 상황" 이라며 "국내 증시의 하방 경직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원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확인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중국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와 코스피지수 방향성이 비슷하게 흘러갔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이달 들어 중국 경기지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코스피 증시의 긍정적인 흐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는 14일엔 중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나온다. 시장 추정치는 7.6%다.
◆조정 국면 대응법은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달까지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과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코스피지수는 조정 국면으로 진입 중으로 분석했다. 향후 1~2개월 동안 주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종목별 대응에 나서라고 권했다.
오 연구원은 "중장기 투자 관점에선 소재, 산업재 등 경기민감주에 대한 적극적인 매수 시기"라고 말했다. 포스코, 롯데케미칼,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 한국타이어, 엔씨소프트 등을 관심 종목으로 꼽았다.
김형렬 연구원은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 되지 않는 종목을 압축, 매매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개별 상승재료를 갖고 있는 기업과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에 선별적으로 대응하는 게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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