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름다운 100세시대

입력 2014-01-10 21:31   수정 2014-01-11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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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교육비에 치여 노후대비 없는 한국
축복받는 노년을 위해 연금설계 나서야

정찬우 <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



생활수준이 나아지고 의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세계적으로 100세 이상 사는 장수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 2045년쯤 평균 수명이 88세에 이르러 일본과 함께 홍콩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사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에 비해 한국 국민의 노후 대비 정도는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 보험연구원의 2012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37.7%가 노후 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노후 준비 금액이 월 100만원이 안 되는 이들도 전체의 25%에 이른다.

경제학이 가정하는 합리적 인간이라면 누구나 기대소득을 생애에 걸쳐 고루 나눠 소비하고 노후도 준비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노후 대비보다는 현재의 소비에 치중하고 있다. 특히 우리 국민의 경우 주거비와 교육비에 전체 지출의 30% 정도를 쏟아 붓고 있어 노후를 준비할 여력이 없다.

국민 개개인의 노후 대비가 부족하면 결과는 사회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 한국의 경우 노인 한 명을 부양해야 하는 근로 인구수는 현재 7명이지만, 20년 후가 되면 2.5명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험, 공적연금, 공적부조 등에 들어갈 돈도 2012년 77조원에서 2020년에는 140조원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디서부터 노후 대비의 물꼬를 터 가야 할지 고민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한 첫걸음으로 정부는 최근 ‘100세 시대를 대비한 금융의 역할 강화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중 하나가 미래설계센터 설립과 종합연금포털 구축이다.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와 금융위원회가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협력해, 연금과 관련된 공공 부문의 정보와 사적연금 정보를 통합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려 한다.

그러나 각 개인이 자신의 노후 대비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다면 미래설계센터도 무용지물이다. 연금포털이 필요한 이유다. 현재 국민연금공단에서는 국민연금 정보만을 확인할 수 있다. 연금포털이 구축되면 개인별로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등 전체 연금가입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중산층과 서민들의 안정된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연금저축 판매수수료를 낮추고, 연금가입에 대한 인센티브를 높이는 등 정책적 노력도 다각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다. 금융회사들도 연금자산 등 장기자산 운용능력을 확보하고 건전성을 제고함으로써 신뢰를 쌓아나가야 금융소비자들이 자신의 노후 자산을 시장에 믿고 맡길 수 있다.

다가오는 100세 시대가 진정한 축복이 되기 위해 정부, 시장, 국민 모두의 단합된 노력과 준비가 필요하다. 미래설계센터 설립과 연금포털 구축이 아름다운 100세 시대를 여는 첫걸음이자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찬우 <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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