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도 대부분 약세
[ 서정환 기자 ]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 13일 미국 다우지수가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데 이어 14일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2000선을 위협받고 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대한 불확실성에다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시를 억누르고 있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개장 초 1.6% 이상 떨어진 채 출발해 3.08% 하락한 15,422.40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12월17일 이후 1개월 만에 최저로, 올 들어서만 5.3% 떨어졌다. 하락폭은 지난해 8월7일 이후 5개월 만에 최대였다. 미국 증시 하락과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가 102엔 후반대까지 치솟은 점이 수출주를 중심으로 증시에 급제동을 걸었다. 구로세 고이치 레소나은행 수석 투자전략가는 “지난해 12월 미 고용 통계가 시장 예상치를 밑돈 것이 차익 실현을 위한 빌미가 됐다”고 분석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가치는 103엔대로 올라 엔저 추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 11월 경상수지가 1985년 이후 11월 기준 최대(5928억엔) 적자를 기록했지만 엔화가치 반등을 막지 못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의 지속적인 경상수지 적자가 재정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3일 미 다우지수도 지난해 9월20일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12월20일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대표적비둘기파인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변심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록하트 총재는 “12월 미 중앙은행(Fed)이 결정한 100억달러와 비슷한 규모의 테이퍼링을 추가 진행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고용쇼크’로 테이퍼링이 늦춰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위기를 정반대로 돌려놓은 발언이었다.
다른 아시아 증시도 베트남을 제외하곤 대부분 지난 연말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들어 4.2% 하락했다. 대만 자취안지수와 홍콩 항셍지수, H지수 등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테이퍼링 추이와 경기 지표에 따라 글로벌 증시는 당분간 변동성이 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주는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 대형 투자은행(IB) 실적과 12월 미국 소매판매,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 등이 나올 예정이어서 시장의 경계심이 높아져 있다. 여기에 테이퍼링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 매파 성향 위원들의 연설도 기다리고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일본 증시는 56%, 미국은 30% 이상 올랐다”며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진 시점인 데다 추가 상승을 이끌 만한 계기(모멘텀)도 없어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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