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완 기자 ] 중국 정보기술(IT) 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류촨즈(柳傳志) 레노버 창업자는 2000년 당시 37세의 양위안칭(楊元慶)을 최고경영자(CEO)로 전격 발탁했다. 지금은 레노버 회장으로서 중국 샐러리맨 신화의 대명사가 됐지만, 그때 양위안칭은 능력 있는 초임 임원급에 불과했다. 기자들이 류촨즈 창업자에게 물었다. “레노버에는 우수한 인재가 많은데 왜 양위안칭인가.” 류촨즈의 대답은 ‘다른 사람보다 생각이 크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눈앞의 이익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고 했다.
류촨즈는 양위안칭이 판매담당 관리자였을 때 “하와이에서 열리는 휴렛팩커드(HP) 고객초청 행사에 참가하라”고 권했다. 하지만 양위안칭은 바쁜 업무를 이유로 다른 사람을 추천했다. 당시엔 모두가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 안달할 때였다. 류촨즈가 양위안칭에게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가장 뛰어난 중간관리자가 되는 법》은 중간관리자들이 어떻게 핵심 경영진으로 올라설 수 있는지, 그리고 이를 위해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지 등을 다루고 있다. 저자들은 중국 내 30여개 주요 기업의 중간 간부 등을 직접 교육하면서 다양한 연구와 사례분석을 통해 성공한 중간관리자들의 공통점을 추적했다.
중간관리자들에겐 항상 세 가지 고충이 따라다닌다. 상사의 신임, 부하 직원의 지지, 동료의 협조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업무를 엄격하게 하면 부하 직원들의 불만이 커진다. 관용을 베풀면 업무 능률이 떨어지고 상사로부터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기 십상이다.
저자들은 중간관리자들을 향해 핵심 능력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이들이 말하는 핵심 능력은 인사팀장의 인력관리기법이나 재무팀장의 재무 및 회계지식과 같은 전문지식이 아니다. 상급자와의 원활한 소통, 강한 임무달성 의지, 문제해결 능력, 그리고 성과가 뛰어난 팀으로 이끌어가는 리더십(→중간관리자들이 길러야 할 핵심 능력)등이 중간관리자에 요구되는 핵심 능력의 요체다. 이런 핵심 능력에 집중할수록 중간관리자들은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저자들은 이와 함께 중간관리자들의 발전을 결정하는 근본 요소의 하나로 ‘생각의 크기’를 꼽았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양위안칭 레노버 회장의 예에서 보듯 생각을 크게 가져야 회사와 개인이 함께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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