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발론은 안정적인 변화를 택한 중형 세단 캠리와 달리 외관이 과감하고 화려하다. 전면부는 얇은 라디에이터그릴과 그 아래 커다란 에어인테이크가 배치돼 있어 눈길을 끈다. 이 디자인이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비슷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긴 하지만, 각진 헤드램프와 앞에서 뒤로 이어진 부드러운 보디라인은 보기 좋았다.
외관과 함께 주행성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보면 ‘웰 메이드’라는 단어가 가장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 시동을 걸면 조용하면서도 운전자의 명령에 몸을 척척 잘 움직였다. 3.5L 가솔린 엔진이 뿜어내는 최고 277마력의 힘은 큰 차체를 끌어나가기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가속감도 경쾌했고 핸들링도 좋았다. 스티어링휠(운전대) 뒷부분에 쉽게 변속할 수 있는 패들시프트가 달려 있어 운전하는 재미도 있었다. 적절하게 고급스러운 실내 디자인과 함께 어디 하나 특별히 트집 잡을 데 없는 무난한 차였다. 하지만 동시에 특별히 인상적이지도 않은 것은 한계였다.
이 차가 출시될 때 한국도요타 측은 수입차 중에선 크라이슬러 300C와 포드 토러스, 국산차 중에선 현대차 제네시스를 경쟁 모델로 꼽았다. 가격은 4940만원이다. 다양한 편의사양과 옵션이 추가돼 그렇겠지만 확 잡아끄는 매력이 없어 대형 세단치고는 좀 비싼 가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3000만원대 초반인 캠리와 1000만원 정도의 차이를 두고 4000만원대 초반에 내놓았다면 어땠을까.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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