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선물 인기순위 따져보니…한우·굴비vs생활용품·커피믹스

입력 2014-01-16 14:49  


지난해보다 열흘 가량 빨리 찾아온 설 명절을 앞두고 유통업계가 선물세트 판매로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등은 지난달 말부터 설 선물세트 예약 판매를 진행해와 이번주 들어서 대부분 예약 판매를 마쳤다. 오는 주말부터 본판매에 돌입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속적인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설 선물세트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급증, 소비 회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인기 선물세트는 매년 판매 상위권을 차지해온 한우와 굴비를 비롯해 평소에도 사용할 수 있는 생활용품과 커피믹스 세트의 판매 호조세가 두드러졌다.

롯데마트의 경우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12월24일~30일)를 진행한 결과, 전년 대비 20배 가까이 늘어났다. 현대백화점도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12월23일~1월14일) 매출이 전년보다 33%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생활용품 세트를 주로 판매 중인 애경 역시 올 사전예약 판매액이 지난해와 비교해 228% 급증했다고 전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설 명절에는 예약판매 기간 마지막 3일 동안 무려 50% 가까이 판매가 진행됐다"며 "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이른 설 연휴로 인해 지난달 말부터 지난해 전체 예약판매 매출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 실적은 유통업계 간 '진검승부의 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통기업들의 선물세트가 모두 비슷한 조건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때문에 브랜드와 기업 선호도에 따라 실제 구매실적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한우와 굴비 선물세트는 올해도 뜨거운 인기를 실감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예약판매 기간 동안 한우와 굴비 세트가 전년보다 각각 36%와 84% 이상 판매됐다고 밝혔다. 전통식품(56%)과 건강식품(39%) 등도 올해 선물세트 매출 증가에 힘을 보탰다. 반면 청과(6.3%)와 일반식품(3.0%)은 저조한 판매 실적을 기록해 대조를 이뤘다.

특히 불황에도 불구하고 10만원대 한우 선물세트의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70% 이상 급증한 것으로 조사돼 눈길을 끌었다.

굴비 선물세트도 일본 방사능 유출 여파에서 벗어나 전년보다 250% 이상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판매 부진에 시달려온 수산물이 설 명절을 앞두고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가 아닌 식약처에서 인증한 방사능 전문 검사기관에 위탁해 굴비, 옥돔 등 국내산 수산물 5개 품목의 조업 해역, 조업 기간 등을 토대로 정밀 검사를 벌여 상품 안전성 검증을 강화한 덕분"이라고 판단했다.

'합리적인 소비' 문화 확산 영향으로 실속형 선물세트 인기도 식지 않았다. 고가 상품 하나보다 다량으로 실속 상품을 구입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온라인종합쇼핑몰 롯데닷컴에 따르면 설 선물 판매추이(1월14일~20일)를 살펴본 결과 샴푸 바디워시 치약 등으로 구성된 생활용품 선물세트의 경우 매출이 전년보다 5배 가까이 치솟았다. 이들 세트의 가격대는 1~3만원 선으로 저렴하다.

롯데닷컴 생활팀 생활용품 담당 정세하MD는 "지금까지 명절 주력상품이 아니었던 실생활용품이 올해 설 선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어 주목된다"면서 "특히 실속상품을 다량으로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커피믹스 선물세트'도 올 설 명절에는 '깜짝 인기'를 누렸다. 롯데마트에서 커피믹스 세트의 매출 구성비중은 지난해 6.0%에서 29.8%로 폭발적인 인기를 보였다.

롯데마트는 "커피믹스는 개인 선물뿐 아니라 사무 공간에서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실속형 선물로 자리매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오픈마켓 옥션은 올해 성인 남녀 226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가장 받고 싶은 선물로 한우(33%)가 꼽혔다고 15일 전했다. 설 선물 사용 비용은 5~10만원(22.5%) 10~20만원(35%) 20~25만원(25%) 등으로 나타났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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