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지구촌의 주요 관심사다. 지구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선 안정적 기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기후변화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기도 한다. 지구 온난화를 놓고 견해가 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구촌에 기상이변이 갈수록 빈번해지면서 온난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은 분명하다. 온실가스 감축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국가 간의 파워게임도 치열하다. 탄소배출권을 놓고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이해가 크게 엇갈린다. 기후·환경과 관련된 주요 용어들을 정리한다.
온실효과-복사열로 기온 상승
복사에너지가 대기를 빠져나가기 전에 흡수돼 그 에너지가 대기에 남아 기온이 상승하는 현상이다. 대기가 온실의 유리처럼 기능하기 때문에 ‘온실효과’라 부른다. 하지만 온실의 정확한 원리는, 땅이 태양빛을 흡수해서 온도가 상승한 후 그렇게 데워진 공기가 확산되는 것을 유리나 비닐이 막음으로써 온실 내부 온도가 상승하는 것이다. 따라서 복사에너지 흡수가 원인인 대기의 온실효과와는 차이가 있지만 열에너지 자체가 외부로 확산되지 않아서 온도가 상승한다는 점에서 결과는 마찬가지다. 현재 온난화는 대기 중 에너지의 양 자체가 증가한 데 그 이유가 있다. 이는 인구 증가와 산업화 진전으로 온실기체가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 원인이다.
오존층-태양의 자외선 흡수
성층권에서 오존이 밀집된 높이 25~30㎞ 사이에 해당하는 부분을 일컫는다. 대기중에 있는 오존은 전량을 지상기압으로 압축시켜 지구 표면으로 가져오면 두께가 0.3㎝에 불과할 정도로 적은 양이다. 전체 오존의 90%는 성층권에 분포하고 나머지 10%는 대류권에 있다. 성층권 오존은 산소분자가 태양으로부터 방출되는 강력한 자외선을 받아 두 개의 산소원자로 분해되면서 발생된 산소원자가 다시 산소분자와 결합해 생성된다. 오존분자들은 태양의 강렬한 자외선을 흡수한다. 오존층 파괴의 주된 물질은 ‘프레온’이라는 상표명으로 생산되는 프레온가스와 소화기에 사용되는 할론가스다. 프레온가스는 탄소원자를 염소와 불소원자가 둘러싸고 있는 형태인데 자외선을 받으면 분해되면서 반응성이 큰 염소분자를 방출하게 된다. 이 방출된 염소원자가 결합력이 약한 오존분자를 파괴한다.
엘니뇨-해수 온난화 현상
엘니뇨는 바닷물의 온도가 보통 이상으로 따뜻해지는 것을 말한다. 주로 페루와 칠레 연안에서 일어나는 해수 온난화 현상이다. 해수의 이상 고온으로 정어리가 잘 잡히지 않는 기간에 일어나는 엘니뇨는 에스파냐어로 ‘어린아이(아기 예수)’라는 뜻이다. 엘니뇨 현상이 주로 12월 말께 나타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와 연관시켜 아기 예수를 의미하는 엘니뇨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오늘날 엘니뇨는 지구의 이상기온과 자연재해를 통칭하는 상징어로 흔히 쓰인다. 전문가들은 동·서태평양 사이의 기압 차이가 생기면 무역풍이 약화되고 대기의 변화로 해류 방향이 바뀌며, 바다 표면 온도가 변한다고 설명한다.
교토의정서-온난화방지 협약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관한 의정서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즉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불화탄소 수소불화탄소 불화유황 배출량을 규제하기로 한 것이 교토의정서다. 1997년 일본 교토에서 개최된 기후변화협약 제3차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돼 붙여진 이름으로 교토프로토콜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0% 가까이를 차지하는 미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불참을 선언하는 등 사실상 교토의정서는 실효성 없는 상징적 체제로 전락한 상태다. 지난해 열린 제1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도 구속력 있는 감축 목표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10대 국가 중 감축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나라는 독일과 영국뿐이다.
탄소배출권-배출권리 매매
온실가스 배출권리를 사고파는 것을 말한다. 도쿄의정서 등에서 합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할당된 양보다 더 줄인 기업이나 국가는 그 차이만큼의 탄소배출 권리를 팔 수 있다. 탄소배출 감축에 인센티브를 주고 지구촌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에 균형을 맞추자는 취지다. 온실가스 중에서는 주로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가 초점이다. 탄소배출권은 시장에서 상품처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현재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는 나라는 30여개국으로 유럽연합(EU) 내 거래가 가장 활발하다. 우리나라는 탄소배출권 거래제 도입을 2015년으로 연기했다.
지구 미래 연구하는 로마클럽…'성장의 한계'로 명성
로마클럽(The Club of Rome)은 저명 학자와 기업가, 유력 정치인 등 지도자들이 참여해 인류와 지구의 미래에 대해 연구하는 세계적인 비영리 연구기관이다. 연구 결과를 보고서 형식으로 발간하는데 1972년 경제성장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 보고서 ‘성장의 한계(The Limits to Growth)’를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로마클럽은 1970년대 들어 인류를 둘러싼 다양한 위기를 피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1970년 6월부터 시작된 최초의 사업은 ‘인류의 위기에 관한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를 수탁한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도넬라 H 메도우스를 중심으로 한 ‘Systems Dynamics Group’이 로마클럽에 제출한 연구보고서가 ‘성장의 한계’다. 1972년에 발표된 보고서 내용은 세계에 충격을 줬다. MIT 그룹은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기하급수적 성장을 무한대로 계속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 점에서 지구환경 문제의 원점을 논한 선구적인 보고서로 그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보고서는 현재의 인구 증가나 환경 악화 등의 경향이 이대로 계속되면 100년 이내에 지구상의 성장은 한계에 달할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또한 지구의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성장 억제 정책과 인구 안정화 정책을 취할 필요가 있으며, 조기에 인구와 자본의 안정화 정책을 실시해 세계를 균형상태로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장의 한계’는 ‘자본론’ ‘종의 기원’ 등과 함께 인류가 남긴 가장 중요한 책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찬반론도 팽팽하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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