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대한(大寒)인 청마의 해 갑오년 2014년 1월 20일 서울특별시에서 보도자료 한편을 내놨습니다.
서울의 젖줄 한강에 ‘폭파’ 후 없앴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살아나 끊임없이 자라는 섬이 있다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데요. 1966년 이래 그 크기가 무려 6배나가 커졌다는 겁니다. 이런 내용입니다.
“서울 여의도와 마포를 잇는 서강대교 아래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 있다. 한강 밤섬이 그것이다. 밤섬은 지금은 ‘도심 속 무인도’라 불리지만 1960년대까진 78가구 443명이 거주하던 섬이었다.
그러나 이 섬은 정부가 한강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여의도 개발을 목적으로 한 ‘한강개발계획’을 추진하며 1968년 2월 10일 오후 3시 폭파됐다. 그 전에 섬에 거주하던 주민들은 마포구 와우산 기슭으로 집단 이주했다.
섬이 폭파된 이후 채취된 11만4000㎡의 돌과 자갈은 여의도 주위의 제방도로 (윤중제)를 건설하는데 토대가 됐다.여의도가 한국 금융 중심지로 성장한 지난 반세기 동안 이처럼 사라졌던 밤섬 자리엔 자연적인 퇴적작용으로 토사가 쌓이고 나무와 숲이 우거지며 면적이 점점 넓어졌다.“
서울특별시는 이날 내놓은 자료를 통해 ‘1966년 미군이 최초 측정했던 면적 (4만5684㎡)에서 연평균 4400㎡씩 증가해 2013년 현재 27만9531㎡ (외곽길이 2895m)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습니다. 아래 표 참조 [출처=서울시 보도자료]
이 수치는 최초 측정보다 6배, 서울시청 광장 21개와 맞먹는 면적이란 서울시의 설명입니다. 이처럼 ‘불가사의한’ 성장을 보이는 밤섬은 ‘윗밤섬’(영등포구 관할)과 ‘아래밤섬’(마포구 관할)으로 나뉩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2013년엔 GPS 방식을 통한 초정밀 측정 결과, “면적 증가의 대부분은 폭파 전 밤섬이 있던 현재의 아래밤섬 부분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습니다. 이번 측정 과정에서 늘어난 면적에 대해선 관련 구청에 통보해 토지와 지적공부(행정문서)에 반영토록 했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고요.
밤섬은 15년 전 1999년 8월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돼 현재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고 있지요. 2012년엔 도심 내 물새 서식지로서 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람사르습지’로 지정됐고요.이 결과 겨울철이 되면 수많은 철새들이 찾아들고 있으며 현재 138종의 식물종과 49종의 조류가 서식하는 ‘도시의 자연 낙원’으로 점차 변하고 있다고 서울시측은 밝혔습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밤섬은 그 역사가 매우 길다고 합니다. 조선 왕조가 서울을 도읍지로 정하고 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고 하는 까닭에서 입니다. 실제 지도의 기록에서도 밤섬의 역사가 증명됩니다. 18세기 중엽 제작된 ‘경강부임도’에는 여의도와 밤섬이 따로 분리돼 표시됐으며 일제강점기 제작된 지도에는 여의도와 하나의 섬으로 표시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시의 밤섬 관련 자료를 살펴보다 보다 문득 이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조선시대 허균이 홍길동전에서 이상향으로 그린 ‘율도국’은 ‘밤섬’에서 따온 것이 아닐까?” . 율도국은 밤 율(栗) 섬 도(島) 나라(國으로 씁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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