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개인정보 유출 대란] "이렇게 불안해할 바엔…차라리 현금결제가 낫겠다"

입력 2014-01-20 20:52   수정 2014-01-21 03:44

카드사·은행 창구 북새통

아침부터 고객 몰려…대기자만 600여명
"카드 재발급·해지 해달라" 곳곳 실랑이
금융소비자원, 내달 국민검사 청구키로



[ 장창민/박신영/김은정 기자 ]
“이렇게 불안해할 바에야 귀찮더라도 차라리 현금으로 결제하는 게 낫겠습니다.”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에 있는 ‘롯데카드센터’는 오전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은행 결제계좌와 카드번호 등 개인정보가 대거 유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불안감에 휩싸인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10년 넘게 롯데카드를 사용했다는 주부 김은진 씨(50)는 “오전부터 카드사 홈페이지에 접속해보고 콜센터에 전화도 해봤지만 먹통이었다”며 “홈쇼핑의 경우엔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등 이미 빠져나간 정보만으로도 거래가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달려 나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런 가운데 롯데카드의 한 고객이 2차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차라리 해지해달라”…카드사 북새통

점심시간인 오후 1시가 넘어서자 롯데카드센터엔 상담을 기다리는 대기 고객 수만 600명을 넘어섰다. ‘피해가 발생하면 정말 보상해 주느냐’, ‘카드 재발급까지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되느냐’, ‘기존 카드 정보는 확실하게 폐기되는 게 맞느냐’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상담 과정 중 언성을 높이는 고객도 많았다. 카드 재발급을 받던 한 고객은 “아무도 못 믿겠다. 그냥 해지해달라”고 말한 뒤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국민은행 명동지점과 여의도 영업점 등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국민카드 재발급을 신청하러 온 고객들이 밀려들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서울 여의도에 사는 김진숙 씨(70)는 “설명을 들어도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며 “거래 은행을 아예 바꿀 생각”이라고 말했다.

카드를 재발급받고 거래 은행 계좌번호를 바꾸는 과정에서 고객들이 큰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생활비 통장 계좌번호를 바꾸면서 전기료, 가스비, 통신비, 적금 등 10개 안팎의 요금에 대한 자동이체를 다시 설정해야 해서다. 치과의사 권은정 씨(38·여)는 “계좌번호를 바꾸면서 일일이 자동이체 설정을 다시 해야 해 울화통이 터졌다”며 “금융회사가 이런 피해에 대한 보상까지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하루 동안 카드 수십만장 재발급

KB국민카드와 농협카드, 롯데카드 등 3개 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카드 재발급 신청은 이날 하루에만 수십만건에 달했다. 오후 6시 기준으로 3개 카드사의 재발급 신청 건수는 36만건을 넘어섰다. 인터넷 접속도 폭주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231만명이 인터넷 조회를 했다. 롯데카드 조회 건수는 167만건, 농협카드는 128만건이었다.

개인정보 유출 여부 확인을 위한 지능망 통화 연결도 폭주하면서 한때 KT의 전국번호 회선인 ‘1588’ 번호 전체 통화가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삼성화재 등 일부 금융회사들은 대체 전화번호 및 홈페이지 주소를 문자로 뿌렸지만, 고객들이 스미싱(문자메시지를 이용한 휴대폰 해킹)을 우려해 이를 확인하지 않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보 유출로 인한 소비자의 분노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은 내달 초 개인 정보 유출 피해자를 대표해 금융감독원에 국민검사를 청구하기로 했다.

장창민/박신영/김은정 기자 cmjang@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