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지난해…美가 1위
[ 조미현 기자 ] 지난해 한국의 세계 반도체 시장(칩 판매액 기준) 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뛰어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이 본격적으로 반도체 시장에 진출한 지 30여년 만에 미국에 이어 2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반도체협회와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를 인용해 이같이 발표했다. 지난해 세계 반도체 칩 판매액은 3179억달러였으며 한국 업체들은 501억달러어치를 판매, 시장 점유율 15.8%를 기록한 것으로 산업부는 추산했다. 일본은 13.9%로 3위로 밀렸다. 미국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52.4%였다.
한국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진 것은 세계 1위인 메모리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반도체, 이미지 센서 등 기타 소자 부문도 계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칩 종류별로 보면 메모리는 2010년 49.8%에서 2013년 52.7%로, 시스템반도체는 2.9%에서 5.0%로, 기타 소자는 7.4%에서 10.4%로 점유율이 높아졌다.
반면 1988년 51%였던 일본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15% 밑으로 추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 20대 반도체 기업 중 일본 기업은 2009년 6개에서 지난해 3개로 줄었다. 2012년 3월 엘피다가 파산했고 같은 해 12월 후지쓰와 파나소닉은 반도체 부문 사업을 합병한 뒤 직원 5000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산업부는 일본이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급격히 잃었고 모바일용 반도체 등 새로운 시장 수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점유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향후 과제는 메모리 분야에 치우친 국내 반도체 산업을 비메모리 분야로 확대하는 것이다. 메모리 분야에서 한국은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시스템반도체 등 비메모리 부문에서는 여전히 일본에 뒤지고 있다.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시장 규모가 메모리반도체의 약 4배에 달한다.
또 반도체 칩뿐 아니라 장비·소재의 국산화율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012년 기준 반도체 장비와 소재의 국산화율은 각각 20.6%와 48.5%에 머물고 있다. 세계 장비 시장은 430억달러, 소재 시장은 498억달러에 달한다.
세종=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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