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모바일 쇼핑몰에 '특가' 코너를 운영하면서 실제로는 일반 쇼핑몰과 동일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한 6개 업체를 적발했다.
21일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1~7월 사이 모바일 쇼핑몰 초기화면 등에 '특가' 코너를 개설하고 마치 모바일 쇼핑몰에서만 특별히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처럼 광고한 현대H몰, 롯데닷컴, 11번가, AK몰, 옥션, GS샵 등 6개 업체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3700만원을 부과했다.
이들 업체는 특가 코너의 상품 일부를 자사 일반 인터넷 쇼핑몰과 동일한 가격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거짓된 사실로 소비자를 유인, 이를 하지 못하도록 한 전자상거래법 제21조 제1항을 위반한 것.
현대H몰은 일반몰에서 판매하는 7900원 가격의 호박 고구마를 모바일 특가에서도 같은 가격에 판매했다. 롯데닷컴은 어린이용 문구, 11번가는 닭가슴살팩, AK몰은 햇밤, 옥션은 남성의류, GS샵은 로션 등을 각각 유인 판매했다.
공정위는 또 신원정보 표시의무를 위반한 17개 쇼핑몰에 대해서도 경고 조치했다.
전자상거래법 상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는 초기화면에 상호, 주소, 전화번호, 전자우편주소, 사업자등록번호 등 사업자 정보와 이용약관 등을 표시해야한다.
이를 위반한 업체는 그루폰, 롯데마트, 신세계몰, CJ몰, 롯데홈쇼핑, 11번가, AK몰, 위메프, 이마트몰, 옥션, 인터파크, GS샵, 카카오톡, 쿠팡, 티몬, 현대H몰, 홈플러스 등 17개 사업자다.
공정위는 이 밖에도 ▲표시·광고 기록 보존의무 위반(현대H몰) ▲통신판매중개자의 고지의무 위반(옥션, 인터파크) 등에 대해서도 경고 조치했다.
일부 유통업체들의 이 같은 행태는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저하시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이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바일 커머스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30% 성장한 3조97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91.4% 성장한 7조6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스마트폰 이용자의 66.7%가 모바일 쇼핑몰을 경험했으며, 월 평균 1~3회 이용한다는 고객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모바일 쇼핑객들의 급증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경우 일부 제품을 할인해주거나, 일반 쇼핑몰보다 2배 이상 더 적립해주는 등 모바일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운영 사업자들의 반복된 법 위반 행위는 소비자의 신뢰를 저하시키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향후 '모바일 전자상거래 가이드라인'을 제정, 모바일 환경에서 상품정보 제공방법, 주문 및 청약 철회 서비스 제공방법 등을 정해 법 준수를 유도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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