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과로사 주장 "감사시즌 주말·밤낮없이 일해"
이 기사는 1월24일(15:5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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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회계법인의 회계사가 기업의 감사를 진행하기 위해 출장을 갔다가 돌연 사망했다. 정확한 사망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족들은 과로사로 추정하고 있다. 연말 감사시즌에 벌어진 이번 사고로 회계업계가 술렁거리고 있다.
24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A회계법인 소속 회계사가 최근 제주도 호텔 감사업무로 현지 출장 중 호텔방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이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 회계사는 사망 당일 제주도 현지에서 저녁까지 근무를 하다 회식을 한 뒤 자정에 숙소로 돌아갔으나 다음날 아침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외상이 없었으며 유서도 없어 타살이나 자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경찰 의견"이라면서 "우선 심장마비로 추정되며 정확한 사인은 조사 후에 밝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계업계에선 이번 회계사의 사망 사건이 회계업계의 출혈경쟁과 무관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출혈경쟁으로 감사 수수료가 점점 낮아지고 수익성 악화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으로 노동강도가 날로 강해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망한 회계사의 부인이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는 이 회계사는 평소 지병도 없고 꾸준히 건강검진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지방 출장에 이어 1월에 시작된 감사시즌에는 주말과 밤낮 할 것 없이 전국을 돌며 일해 왔다고 적혀있어 '과로사'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회계사의 부인은 "회계감사업무의 저가경쟁으로 갈수록 수익성은 떨어지고 인원은 충당되지 않아 힘들다고 할 때 회사 그만 두라고 얘기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하다"며 "불쌍한 죽음이 되지 않도록 관심가져달라"고 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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