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헤 카피타니치 대통령실장은 이날 짤막한 성명을 통해 오는 27일부터 예금및 여행 목적의 달러화 매입을 허용하는 한편 환전 수수료도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기업의 수입 규제 등 아르헨티나 정부가 달러화 국외 유출과 페소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최근 3년간 도입한 각종 규제조치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2001년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으로 국가부도 사태를 맞고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았다가 2005년 2월에야 빚을 갚고 외환위기를 벗어났다.
아르헨티나는 이후 국외로의 외환유출을 막기 위해 달러화 매입을 엄격히 규제해왔다.
하지만 외환위기 당시 은행예금이 동결되고 페소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고통을 겪은 아르헨티나인들은 비상시에 대비해 금고나 침대밑에 쌓아두기 위해 달러화 매입을 희망하고 있으나 달러화 매입을 거부당하면서 암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암시장 환율과 공식 환율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애널리스트들은 정부의 각종 규제조치가 오히려 페소화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환율은 22일 달러당 6.88페소에서 7.14페소로, 23일에는 거의 8페소까지 치솟는 등 이틀간 페소화 가치가 16%나 폭락했다.
이번 폭락세는 계속되는 인플레이션에 아르헨티나의 외환보유액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중앙은행이 시장개입을 통한 환율방어를 사실상 포기하고 페소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를 허용한데 따른 것이다.
카피타니치 대통령실장은 달러화 규제 완화가 공식 환율과 암시장 환율간 격차가 완화된 데 따른 것임을 시사했는데 그의 발표후 암시장에서 달러화 환율은 13페소에서 12페소로 떨어졌으며 공식환율은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다.
경제전문가들은 페소화 평가절하가 이미 30%대를 기록중인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달러화 규제 완화 발표에 대해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참석중인 국제통화기금(IMF)의 주민(朱民) 부총재는 IMF가 아르헨티나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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