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대학교 공과대학의 조상명 교수 연구팀(신소재시스템공학과)은 27일 세계적으로 상용되는 클래드 용접(Clad Welding)보다 생산성이 2.5배나 높은 클래드 용접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클래드 용접이란 철강 파이프의 안쪽 면에 열을 이용해 특수합금을 얇게 바르는 것을 말한다. 녹을 방지하고 열에 잘 견디며 마모를 막기 위해서다. 철강 파이프는 원유 수송용 심해 파이프를 비롯 해양, 석유화학, 발전 등에 넓게 쓰이는 플랜트산업의 핵심부품이다.
조 교수팀의 신기술은 고정관념의 파괴에서 나왔다. 지난 70여 년 간 산업계에서 고수해온 용접봉 모양을 혁신한 것. 표면이 곡면인 가느다란 철사 모양의 기존 원형 용접봉을 중간에 오목한 홈이 있는 C형으로 성형해 지금까지 없던 용접봉을 개발한 것.
연구진은 C형 용접봉으로 클래드 용접을 한 결과, 같은 에너지로 용접했을 때 용접봉이 녹아 철강 파이프 안쪽 면에 용착되는 속도가 종전보다 무려 2.5배나 높았다. 보통 직경 30㎝, 길이 12m의 철강 파이프 1개를 클래드 용접하는 데 1주일이 걸렸다. 이제 1주일에 2.5개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C형 용접봉이 원형 용접봉보다 열을 잘 받아 빨리 녹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이 이 ‘단순한 사실’을 발견해낼 수 있었던 것은 용접할 때 생기는 아르곤 아크(불꽃덩어리)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열의 덩어리(플라즈마 스트림)라는 과학적 사실을 밝혀내서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아크의 열이 C형 용접봉의 오목한 부위에 쌓여 용접봉이 빨리 녹는 원리다. 종전에는 아르곤 아크가 복사열을 방출하는 정체된 열의 덩어리로만 인식되어 원형 용접봉이 쓰였던 것.
철강 파이프 1개(직경 30㎝ 길이 12m 두께 20㎜) 가격은 200만 원 가량이다. 이것이 클래드 용접 후에는 4000만원으로 몸값이 껑충 뛴다. 우리나라는 200만원 짜리 파이프를 만들어 외국에서 클래드 용접을 한 후 4000만원에 수입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조상명 교수는“플랜트용 파이프 수요는 세계적으로 향후 10년간 약 8만㎞, 300억 달러에 이른다”며 “이번 신기술 개발로 인한 가치는 연간 수입대체효과 1000억 원, 수출규모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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