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디플레와 전쟁'…이번엔 미국식 QE '만지작'

입력 2014-01-27 21:26   수정 2014-01-28 03:55

은행 대출채권 패키지 매입 검토…비전통적 통화정책 나서


[ 김동윤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디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해 은행권의 부실 대출채권을 패키지로 매입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두 차례에 걸친 장기대출프로그램(LTRO)과 기준금리 인하만으로는 디플레이션 공포에서 벗어나기엔 역부족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ECB “디플레 막아라”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의 한 세션에서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막기 위해 ECB는 조만간 추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이어 “(ECB가) 선호하는 양적완화 정책의 방식은 은행들이 가계나 기업에 대출해준 채권을 패키지로 매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미 ECB가 추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해왔다. 작년 11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까지 낮춘 터라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별 효과가 없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했다. 드라기 총재 역시 지난 9일 열린 통화정책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필요한 경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재확인, 양적완화 정책 시행 가능성을 암시했다.

따라서 시장의 관심은 양적완화 정책의 시행 여부보다는 구체적인 시행 방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FT는 ECB가 은행권의 부실 대출채권 패키지 매입으로 가닥을 잡은 것에 대해 “ECB가 전통적인 방식의 양적완화 정책과 분명한 결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즉 보다 확실한 경기부양을 위해 미국 중앙은행(Fed)의 모기지 대출 채권 매입과 같은 비전통적 방식의 통화정책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확실한 민간 소비·투자 활성화 타깃

ECB는 2011년 12월과 2012년 2월 두 차례에 걸친 LTRO를 통해 총 1조유로가량의 유동성을 시중에 풀었다. ECB가 시중은행들에 저리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이었다. 덕분에 한때 고공비행하던 스페인 이탈리아 등 일부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 금리는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LTRO를 통해 주로 자금을 수혈받은 스페인과 이탈리아 은행들이 자기 나라의 국채를 매입하는 데 열중하는 바람에 정작 민간의 소비와 투자를 진작시키는 데는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ECB가 은행의 부실채권 매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글로벌 전략팀장은 “ECB가 부실채권을 매입해주면 은행들은 건전성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며 “그렇게 되면 은행들은 가계나 기업들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출해줄 수 있는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은행 입장에서 LTRO를 통해 빌린 돈은 언젠가는 다시 갚아야 하지만 부실채권 매각을 통해 마련한 유동성은 이런 부담이 없다”며 “대출채권 매입 정책이 실제로 시행되면 유로존 지역의 실물 경기 회복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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