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 칼럼] 기업공개 앞둔 이해진·김범수 의장에게

입력 2014-01-28 08:14   수정 2014-01-28 14:24

[ 이지현 기자 ] 삼성 SDS 입사 동기인 이해진 네이버(NAVER) 이사회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나란히 '모바일 서비스'의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다. 서울대 86학번 동기이기도 한 이들은 한때 NHN을 호령하던 동지였지만 이젠 서로에게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정보기술(IT) 벤처 업계 '부의 지도'도 다시 쓰고 있다.

이 의장은 지난해 연말 주식 부자 '1조 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기업공개(IPO)가 임박했다. 증시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이 의장의 주식 평가액도 대폭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라인의 가치는 15조 원 가량이다.

카카오는 내년 5월 상장될 예정이다. 김 의장은 단숨에 재계 상위권을 노린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약 5조 원.

김 의장의 카카오 전체 지분은 55%에 달한다. 지분 평가액은 2조7000억 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1조원을 갓 넘은 이 의장을 가볍게 뛰어넘는 셈이다.

재벌 총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자수성가형’ IT업계 수장의 등장은 두 팔 벌려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모두가 달가운 시선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네이버의 존재감을 생각했을 때 최근 모바일 서비스들은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시장을 선도하기 보단 후발주자로 뛰어든 어플리케이션(앱)들이 많죠. 지난해 네이버의 패션 앱이 기존 스타트업(초기 벤처)이 개발한 앱과 흡사하다는 비난을 받은 것도 한 사례입니다. 후발주자였어도 막대한 마케팅비를 쏟아 부으니 금세 역전하죠. 네이버의 연간 마케팅비(2500억 원)가 카카오의 지난해 연 매출(2300억 원)보다 많으니까요. 모바일에서 스타트업은 계란으로 바위치기 하는 기분입니다.”(스타트업 대표)

“카카오 게임하기 때문에 못 해먹겠습니다. 구글 플레이가 매출의 30%를 가져가고 카카오도 일정 비율 수수료를 가져가는 수익 분배 구조로 인해 게임 개발사는 늘 허덕일 수밖에 없습니다. 게임업계가 카카오에 끌려가는 모양새가 좋지만은 않습니다.”(중소형 게임개발업체 대표)

기업의 몸집이 커지고 몸값이 뛸수록 사회적인 역할에 대한 무게감도 더해지기 마련이다. 국회에서 상장기업들의 재무 정보 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활동까지 공시하도록 한 법안을 발의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사회적 책임투자 컨설팅회사 서스틴베스트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상장사의 최근 6년간 주가 수익률이 코스피 수익률보다 40% 이상 높았다. 주가와도 무관하지 않은 셈이다.

김 의장은 2012년 11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말로만 상생이 아닌 진정한 상생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를 통해 수익을 내는 파트너사를 100만까지 늘리겠다는 것. 아직은 상생으로 향하는 과정보단 그 길목에서의 한계점이 더 눈에 밟힌다.

1년 뒤 이 의장도 12년 만에 간담회에 등장했다. 그는 라인의 성공에 대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순간 성공이 찾아왔다”며 “정말 가슴 벅차고 꿈만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깨끗하고 의미 있는 회사가 나와서 해외 진출의 징검다리로 삼을 만한 사례가 됐음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해를 들썩였던 ‘인터넷 골목상권 독점’ 논란에 대해선 이렇다 할 언급이 없었다.

그간 네이버 라인과 카카오는 ‘혁신’에 방점을 찍고 승승장구해왔다. 이젠 상장(上場)이란 무게감이 더해질 차례다. “이 기업 때문에 못 해먹겠다”는 말보단 “이 기업이 있어 우리도 즐겁다”는 말의 ‘지분율’을 높이는 것 역시 성공한 상장사의 조건이 될 수 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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