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르는 건설사…'어닝쇼크' 충격파 확산되나

입력 2014-01-28 13:33   수정 2014-01-28 13:44

[ 이하나 기자 ]
건설사들이 잇따라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부실 털어내기 막바지 과정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자금난 심화 우려는 한층 커졌다.

28일 대우건설은 지난해 4분기 445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적자로 돌아서 영업손실은 1999억원에 달했다. 국내 미분양사업 현장의 손실을 대규모로 반영한 탓이다.

앞서 대림산업도 지난해 4분기 3196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해외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비용에 발목이 잡혔다. 건설 우량주로 꼽히는 대림산업의 실적 충격에 주가는 이후 2거래일간 4% 넘게 빠졌다.

현대건설 역시 해외 저수익 현장에서 발생한 추가 원가를 지난해 4분기에 반영했다. 영업이익은 2075억원을 올려 시장 전망치에 다소 못 미쳤다.

GS건설의 경우도 해외 저가 수주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탓에 저조한 실적을 점치는 견해가 우세하다. GS건설 주가는 지난 27일까지 4거래일간 13%넘게 추락했다,

건설사들의 부실 털어내기가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대형 건설사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를 회계상으로 반영하지 않는 '트릭'을 사용해왔다"며 "국내 부동산 경기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으면 더 큰 후폭풍이 올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임정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업계의 고민이 중동 지역에 대한 저가 수주였다면 올해는 국내 사업장이 될 것"이라며 "누적된 국내 부동산 경기침체에 대한 부실이 쌓여가고 있어 시장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같은 실적 부진 우려에 회사채 시장은 냉랭하기만 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이미 떠안고 있는 건설사 미매각 회사채를 해소하는 데에도 애를 먹고 있다"며 "건설업체들이 회사채 발행을 위해 주관사를 선정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림산업(AA-) 등은 이번 실적 악화로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떨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자금 조달 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빡빡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금줄이 마르면서 기업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최근 GS건설은 해외로 눈을 돌려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총 1071억원 규모. 이 마저도 당초 계획보다 규모를 절반 가까이 줄인 것이다. 부실 털어내기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외 투자자들의 우려를 모두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산건설은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 상환 등을 위해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앞두고 있다. 차입 대신 자본은 늘리는 방법을 택한 것이지만 '숨은 부채'는 오히려 늘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투자자들이 상환우선주에 대해 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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