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미국 증시는 올랐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양호했고, 소비자 신뢰지수가 예상 밖의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0.57%, 0.61% 상승했다.
신흥 시장에 대한 불안이 줄어든 것도 주가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금융 시장 안정을 위한 각국의 발빠른 조치가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완화시켰다.
아르헨티나는 1인당 달러화 매입 한도를 매달 최대 2000달러로 제한하고, 달러 예금에 대한 외환 거래세를 20% 감면해 주기로 했다. 터키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리라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긴급 통화정책회의를 소집하겠다고 선언했다. 인도 중앙은행(RBI)은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6월 신흥국 금융 불안이 심화됐을 당시에도 각국은 기준금리 인상, 외국인 직접투자 규제 완화 등 투자자들의 불안을 달래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각국의 대응만으로 신흥국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이 바로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국내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의 안정성이 부각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관망 심리가 우세해 코스피지수의 반등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을 덜어낸 대형주 위주로 매수할 것을 권했다.
박 연구원은 "2012년 10월 이후 어닝시즌의 성과를 살펴본 결과 대형주를 중심으로 어닝시즌이 시작되는 첫번째 달에는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의 강세가 뚜렷했지만 어닝시즌의 후반부인 두번째 달에는 대형주가 예외없이 강세를 보였다" 며 "실적 우려를 덜어낸 코스피시장 내 대형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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