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근심이 가득한 와중에 '명절 후유증'까지 겹친 탓에 증시는 당분간 조정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3일 오전 10시 56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81포인트(1.12%) 하락한 1919.34를 나타냈다. 앞서 2거래일 동안 회복했던 상승분을 대부분 내줬다.
지난달 29일 Fed은 월 750억 달러였던 채권 매입 규모를 이달부터 650억 달러로 축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의 양적완화 축소다.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도 높아졌다. 하지만 신흥국 금융 불안으로 얼어붙은 투자심리는 미 테이퍼링의 부정적 여파에 더 긴장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Fed의 '돈줄 죄기'가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국내 수출시장 회복도 지연시키는 간접적인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스피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일평균 수출액은 지난달 20억7000만 달러 수준으로 계절적 특정을 감안하더라도 전달에 비해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올해 예상 코스피지수의 하단(1850→1800)과 상단(2320→2200)을 모두 낮췄다. 이경수 신한근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주요 상장사들의 실적 충격으로 올해 실적 추정치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연초 나타난 급락장 이후 추가 조정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BS금융증권은 2월 코스피 범위를 1900~1970으로 제시했다. 또 1900선이 단기적으로 무너질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분석했다.
홍승표 BS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올 1분기 실적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이 이어지면서 지수도 강한 반등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낙폭 과대에 인식 속에 제한적으로 오를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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