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서 펀드매니저들 "예상보다 큰 낙폭…비중확대 기회"

입력 2014-02-04 11:02   수정 2014-02-04 15:08

[ 김다운 기자 ] "연초 증시 분위기가 안 좋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많이 빠지네요. 2월 장은 예측하기 힘든 장세가 될 것 같습니다."

4일 글로벌 증시의 급락과 함께 코스피지수도 단숨에 1900선이 붕괴됐다. 펀드매니저들은 예상보다 낙폭이 크지만 추가 하락을 우려하기보다는 낙폭과대주 위주로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기 하나UBS자산운용 최고경영책임자(CIO)는 "1월에는 지난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로 약세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고 1950선을 하단으로 봤는데 예상보다 낙폭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전날 미국의 제조업지표가 악화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지만 오래 영향을 미칠 이슈는 아니다"라며 "문제는 중국"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춘절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악화되고 춘절 전부터 중국 금융시장 분위기에 먹구름이 낀 것이 가장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신흥국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에 중국 춘절 이후 경기지표가 올해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겹쳤다"고 풀이했다.

김 CIO는 1900선 부근을 바닥으로 보고 추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그는 "증시가 급락하면서 펀드매니저 입장에서는 가격 메리트가 생긴 종목이 많아졌다"며 "대형 낙폭과대주 위주로 비중확대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재원 IBK자산운용 펀드매니저도 "1분기 미국이 쉬어갈 거라고 생각했지만 중국이 예상보다 타격이 컸다"며 "글로벌 경기회복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라고 본다"고 밝혔다.

정 매니저는 "2월은 대응하기 힘든 장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은 팔지 않고 버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히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매력이 낮은 주식은 팔고 낙폭 과대한 주식은 사는 기회로 활용할 만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한국 증시가 상승할 만한 계기는 3, 4월에 삼성전자현대차의 신제품 모멘텀이 발생하면서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5월 이후에는 경기회복에 다른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박희운 삼성자산운용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위기와 같은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1800선 중반 밑으로는 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센터장은 "미국의 경기지표 위축은 이상 겨울한파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돼 앞으로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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