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리스크'에 국내 금융시장 요동] "금리 더 올려야", "위기 과장됐다"…전문가들 신흥국 '위기설' 이견

입력 2014-02-04 20:38  

[ 남윤선 기자 ] 미국 경제지표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신흥국 위기설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금리를 더 올려서라도 위기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분석과 “단기적 위기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맞서 있다.

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최근 터키,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실질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추가적인 금리 인상 없이는 위기 극복이 힘들다”고 분석했다. 실질금리란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대출자들이 실제 부담하는 금리를 뜻한다. 예를 들어 터키 중앙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연 4.5%에서 10%로 크게 인상했지만, 연 7%대인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3%대라는 것이다. 낮은 금리는 인플레이션과 경상수지적자를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 더크 윌러 씨티그룹 전략가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해 시중 유동성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3%대의 실질금리로 외국 투자자를 유인하긴 힘들다”고 지적했다.

반면 아만도 테탕코 필리핀 중앙은행장은 “신흥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 상황에서 적절한 정책이라고 볼 수 없다”며 “오히려 의도치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은 산업 활동을 제약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기디언 라크먼 파이낸셜타임스 칼럼니스트도 “낮은 인건비, 생산성 향상 등 신흥국의 경제부활을 이끌었던 요소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한국이 얼마나 빨리 회복했는지를 생각한다면 지금 신흥국 위기설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금이 저평가된 신흥국 투자자산을 사들일 적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회사인 스톤하버의 짐 크레이크 펀드매니저는 “현재 신흥국 국채 금리는 연금펀드 등 장기 투자하기에는 최적의 상태”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은 경기 회복에 힘입어 실적이 좋아질 수 있다”며 “이런 기업들의 주식을 지금 매입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전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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