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ankyung.com/photo/201402/2014020429831_02.6927320.1.jpg)
대부분의 파도는 바람이 만듭니다. 파도의 속도가 처음에는 바람의 속도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지요. 하지만 어느 순간 파도는 바람보다 빨라지기도 합니다. 지속적인 작용과 마찰이 에너지로 축적돼서입니다. 불어온 거리와 시간이 긴 바람은 집채만한 파도를 순간적으로 만들어 냅니다. 큰 배가 일엽편주처럼 수장되는 일도 그래서 일어나지요.
뱃사람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삼각파도라고 합니다. 진행 방향이 다른 풍파가 서로 충돌하고 간섭해 뾰족하고 높게 형성된 큰 파도입니다. 태풍의 중심 부근이나 한랭전선처럼 풍향이 급변하는 곳에 나타난다는군요. 종잡을 수 없는 방향과 압도적인 규모 탓에 한번 휘말리면 어떤 노련한 선장이라도 손을 들 수밖에 없습니다.
새해 들어 글로벌 금융시장에 삼각파도 못지 않은 풍파가 일고 있습니다.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본격화, 중국의 뚜렷한 성장세 둔화, 그로 인한 신흥국 시장의 동요라는 세 갈래 거센 바람입니다.
삼각파도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은 피하는 것입니다. 평온한 해안가로 배를 피신시키거나, 파도가 약한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지요. 선방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한국도 안전지대는 결코 아닐 것입니다. 베터라이프가 안전하게 정박할 수 있는 항구와 비바람이 덜한 항로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백광엽 금융부 차장 kecore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