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재발견 下] '금성' 반세기 전통 LG전자, '글로벌 가전 1등' 자신하는 이유

입력 2014-02-06 11:12  

'느티나무' 꿈꾸는 LG전자 2015년 글로벌 가전 1위 목표

LG전자 먹여살린 사업, 스마트폰 아닌 TV-냉장고-세탁기 등 가전
자타공인 '세탁기 1등' DNA, 프리미엄 가전 분야로 이식…올 사업전망 '긍정적'




[ 김민성 기자 ] "2015년 목표는 변함없이 글로벌 1등이고 순조롭다."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부 조성진 사장이 지난 달 밝힌 포부다. "순조롭다"는 표현처럼 LG전자는 글로벌 소비자가전(CE) 시장 1등을 꿈꾸며 달리고 있다.

생활필수품 격인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은 전자업계의 터전이자 '캐시 카우(현금창출원)'다. 2009년 '아이폰 혁명' 이래 스마트폰 관련 기술과 매출이 전자업계 화두로 급부상했지만 본분은 언제나 가전이었다. 가전은 근원적 존재 이유이자 마르지 않는 샘물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IHS 자료를 봐도 전세계 스마트폰 및 태블릿 등 출하 매출이 전체 가전 시장 규모를 넘어선 건 지난해가 처음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전세계 가전시장 규모는 2250억달러 규모. IHS는 올해 전세계 가전제품 생산액이 지난해보다 2%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울트라(Ultra) HD TV 및 프리미엄 가전, 스마트 디바이스와 연동되는 웨어러블 기기 등 혁신 제품 등장으로 가전시장 성장 기대감도 어느 때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의식주 기본 생활을 영위하는 현대인에게 TV 냉장고 세탁기 등이 없는 집은 상상하기 조차 어렵다. 가전 영역이 홈엔터테인먼트 및 스마트홈 분야로 끊임없이 확장하면서 '스마트 생활' 촉수로 변모 중이다.


1958년 LG그룹 창업주인 연암(蓮庵) 구인회 회장이 '금성사(골드 스타·Gold Star)'란 이름으로 설립한 현 LG전자는 50년 넘게 국내외 '백색 가전' 전성기를 이끌어왔다. 가전에 대해서만큼은 타 업체보다 오랜 기술력과 전통을 쌓아왔다. 글로벌 시장 1등을 공언하는 자신감의 출발점이다.

◆ LG전자 먹여살린 사업, 스마트폰 아닌 TV-냉장고-세탁기


지난해 LG전자를 먹여살린 사업은 스마트폰이 아닌 가전이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381억원 중 TV 사업 중심인 HE(Home Entertainment)사업본부가 영업이익 1743억원을 기록, 73%를 차지했다. 이어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을 담당하는 HA(Home Appliance)사업본부 영업이익이 834억원, 에어컨을 만드는 AE(Air-Conditioning & Energy Solution)사업본부도 73억원을 남겼다.

총 영업이익 2650억원. 이를 까먹은 부분은 되려 휴대전화 등 무선사업을 하는 MC사업부였다. 분기 적자폭을 360억원 가량 줄였지만 지난 4분기에도 434억원 마이너스였다.

매출 면에서도 가전 파워는 명확하다. LG전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58조1404억원, 영업이익 1조2847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HE본부가 47% 비중을 차지해 가장 컸다. HA본부가 23%로 뒤를 잇는다. 영업익 적자였던 무선사업부 매출 비중은 21%로 세번째였다.

스마트폰 등 무선 수익 의존도가 50%가 넘는 삼성전자에 비해 LG전자가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더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증권가도 이같은 LG전자의 가전 중심 펀더멘털에 주목하고 있다.

이승혁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가 올 1분기 가전-에어컨 분야 성수기 진입으로 전통적 TV-휴대전화 시장 비수기 효과를 상쇄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1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 자타공인 '세탁기 1등' DNA, 프리미엄 가전으로 이식 중


LG전자 제품군 중 세계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품목은 단연 세탁기다. 자타공인 LG전자가 자랑하는 세계 1위 품목이기 때문이다.

독일 시장조사기관 GFK 등이 발표한 지난해 LG전자 세탁기 점유율 평균치는 11.4%였다. 2010년 8.7%, 2011년 9.5%, 2012년 10%로 3년새 점유율 3%포인트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냉장고 세계시장률 점유율은 10.15% 였다. 2010년 9.6%보다 소폭 상승이지만 10% 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4.3%(SA 기준)로 세계 4위에 오른 LG전자 무선사업부 점유율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LG전자 세탁기 1등 신화를 낳은 세탁 기술 분야 개발통인 조성진 HA사업부 사장은 '세탁기 1등 DNA'를 여타 가전에 이식하는 작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그가 꺼내든 카드는 '프리미엄 가전'이었다.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국 추격 업체를 따돌리고 고급화를 통해 글로벌 가전 시장 1위를 달성하겠는 전략이다.


조성진표 프리미엄 주방가전 첫 작품은 취임 1년 만에 내놓은 'LG 스튜디오' 시리즈다. 빌트인 냉장고, 쿡탑, 월오븐, 빌트인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을 고객 요구에 따라 빼거나 넣어 구성할 수 있다. 가격은 1만 5000달러(약 1600만원)에 달한다. 보급형 가전제품보다 적게는 몇십만에서도 몇백만원까지 비싼 제품이다.

최대 판매처는 미국이다. 점진적인 부동산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주방 리모델링 및 제품 교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사장은 "전 사업 역량을 글로벌 톱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데 집중하겠다"며 "냉장고, 세탁기 등 경쟁우위 상품에 오븐 중심의 고급 키친 분야와 청소기 제품 시장지배력을 더하겠다"고 밝혔다.

◆ 올 사업전망 '긍정적'…고화질 스마트TV-프리미엄 가전 '양날개'

조성은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LG전자가 올해 선진 시장 주택 경기 및 TV 경쟁력 회복을 바탕으로 기존 보수적이었던 TV-가전 수익 수정치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며 "가전 TV 에어컨 중심의 펀더멘탈 회복을 통해 1분기 전사 영업이익은 기존 2920억원보다 증가한 3326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 1분기 사업전망부터 긍정적이란 뜻이다.

특히 HE사업부가 맡고 있는 울트라 HD 및 올레드(OLED) TV 시장 활성화가 기대된다. 소치동계올림픽, 브라질월드컵 등 굵직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연달아 열리는 것도 호재다.

취임 두달째를 맞은 하현회 HE사업부 사장은 지난 'CES 2014' 공식 기자단 간담회에서 "올해는 올레드 TV와 울트라HD TV가 본격적으로 보급화되는 원년"이라며 "올레드와 울트라HD TV를 기반으로 TV사업에서 재도약을 이루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UHD나 OLED TV가 다소 고가인 점은 수요 확대에 걸림돌이다. 하지만 LG전자는 스마트 기능을 고도화해 신제품군 글로벌 판매를 적극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시장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 '키친패키지 사업담당'도 신설했다. 아울러 조 사장 직속 'HA연구소'를 신설해 선행기술 개발에도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캐시 카우'인 세탁기에도 프리미엄을 더한다. 미국 시장을 겨냥, 모든 세탁기에 '6모션' 기술을 탑재한 데 이어 올해는 '터보 워시' 기술을 일반 세탁기에도 첫 적용한다. 지난해 10월까지 누적 판매량 1000만대를 넘은 '6모션' 세탁기 성장세를 끌어올리겠다는 뜻이다.

에어컨 분야도 스마트 및 고효율 제품 라인업 강화, 유통채널 다변화, 현지 적합형 상품 개발 등으로 매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 사물인터넷 시대 활짝…LG전자 '고객 가치 중심' 미래 전략


최근 가전산업 트렌드는 '스마트'다. 가전사업과 IT 산업의 경쟁력이 함께 높은 국내 기업들에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생활 속 사물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등 스마트가전 시장을 지속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CES 2014'에서는 업계 최초로 스마트폰 메신저 앱을 통해 가전제품과 친구처럼 일상언어로 채팅할 수 있는 '홈챗(HomeChat)' 서비스를 선보였다.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을 기반으로 가전 제품을 원격 제어 및 모니터링하고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다.

LG전자는 한국어와 영어를 지원하는 '홈챗'을 냉장고 세탁기 오븐 로보킹 등 스마트가전에 적용해 한국과 미국에 가장 먼저 출시할 예정이다.

스마트 가전 시장 재편 핵심에는 LG전자 스마트TV 전용 운영체제(OS) 인 '웹OS'가 자리잡고 있다. 웹OS는 간단한 연결(Simple Connection), 간편한 전환(Simple Switching), 간편한 발견(Simple Discovery) 등 이른바 '3S' 사용성을 지향하고 있다. 소비자가 어렵고 복잡하게 느끼는 스마트 TV 초기 세팅 과정을 한 편의 애니메이션처럼 만들어 쉽고 재미있게 따라 할 수 있게 했다

LG전자는 올레드 및 UHD TV 전략 제품에 웹OS를 적용, 스마트TV 사용자 편의성을 대폭 높인다는 구상이다. 'TV를 다시 예전처럼 쓰기 편하게 만들자'는 슬로건도 내걸었다. 웹OS를 탑재한 스마트TV를 올 상반기 안에 출시된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대표 주자로서 가전에 대한 LG전자의 전통과 자부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면서 "편리한 스마트 기술력이 본격적으로 모든 가전에 녹아들기 시작했기 때문에 소비자 중심 고객 가치를 우선하는 LG전자만의 장점이 더 빛을 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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