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노후화, 계절 비수기, 동급 경쟁심화 요인으로 꼽혀
[ 김정훈 기자 ] 베스트셀링 위용을 떨치던 국산 간판 차종들이 연초부터 내수 시장에서 삐걱대고 있다. 업계에선 모델 노후화, 차종 간 경쟁 심화 등이 일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메이커를 대표하던 '간판' 모델의 판매량이 일제히 떨어졌다. 르노삼성 SM5, 한국GM 스파크, 현대 아반떼, 기아 모닝과 K5 등 업체별 대표주자들이 작년 1월과 비교해 평균 15~20% 감소했다.
지난달 완성차 5개사의 내수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9% 늘어난데 반해 이들 차종은 모두 큰 폭의 판매 하락으로 이어진 것. <표 참조>
르노삼성은 지난달 SM5 판매량이 1884대로 곤두박칠쳤다. 전체 내수 판매량은 작년 1월 대비 16.9% 증가했으나 회사의 대표주자인 SM5만 나홀로 22.3% 감소한 것. SM5가 2000대 밑으로 판매량이 떨어진 것은 르노삼성 출범 이후 처음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출시를 앞둔 신형 쏘나타의 대기 수요가 아무래도 영향을 많이 끼쳤을 것"이라며 "경쟁 업체들의 프로모션 강화도 실적 부진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국GM의 경차 스파크도 1월 판매량은 1년 전보다 23% 급감한 3936대에 그쳤다. 월 평균 5000~6000씩 팔리는 스파크가 4000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스파크는 매달 한국GM 내수 살림의 절반 가량을 맡으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한국GM이 국내에선 "경차 때문에 먹고 산다"는 말을 들을 정도.
한국GM 관계자는 "지난달은 계절적 비수기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스파크 판매가 줄어드는 대신 중형·RV 차종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도 주력 모델의 부진 흐름은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해 내수 판매 1위인 아반떼는 작년 1월보다 15.3% 감소한 5154대 팔렸다. 5세대 아반떼MD 출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가격이 비싼 준대형급 세단 그랜저가 지난달 8134대 팔린 것에 견줘봐도 실망스런 성적이다.
아반떼는 내년에 '풀 체인지' 모델이 나오는 만큼 YF쏘나타와 마찬가지로 올 한해는 모델 노후화에 대비해야 할 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기아차도 지난달 베스트셀링 모닝의 1월 실적은 6235대로 20% 감소했으며, 지난해 평균 6000~7000대씩 팔리던 인기 중형세단 K5도 지난달 4000대를 찍는데 그쳤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 영업일수 감소, 동급 차종의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일부 차종의 판매실적이 부진했을 것"이라며 "당분간 판매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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