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카드사 '개인정보 대량 유출사태' 현장검증 나서

입력 2014-02-07 11:07  

국회 정무위원회는 7일 주요 카드사의 개인정보 대량 유출사태와 관련해 사고가 발생한 3개 카드사의 전산센터 등을 찾아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새누리당 박민식, 민주당 김영주 간사 등 여야 의원 15명으로 구성된 현장검증반은 이날 오전 서울 염창동 KB국민카드 전산센터를 시작으로 NH농협카드·롯데카드 전산센터, 은행연합회, 신용정보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를 차례로 방문했다. 카드사로부터 보고를 들은 뒤 미흡한 사후대책과 부실한 보안관리 실태를 추궁했다.

국민카드를 찾은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제가 국민카드를 발급받은 적이 없고 국민은행과도 20년간 거래가 없었는데 제 고객정보가 국민카드에서 유출됐다고 한다"며 "왜 저의 고객정보를 국민카드가 갖고 있느냐"고 따져물었다.

김 의원은 "은행법상 거래가 종료된 고객정보는 5년까지 보존하고 폐기하게 돼 있다. 불법적으로 제 정보를 국민카드의 누군가가 수집한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신동우 의원도 "국민카드에 가입 안 된 사람도 국민은행과 거래했다는 이유만으로 정보가 유출되는 것은 계열사 간 정보보호를 허술하게 관리하는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거들었다.

이에 김덕수 KB국민카드 사장 직무대행은 "적법하게 금융지주회사법에 의거해 갖고 있는 것으로, 10년 이상 개인정보를 갖고 있는 것은 적법하다"고 주장했다가 의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선 "앞으로 이런 일이 없게 다 완벽하게 폐기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카드사 측이 금전적 피해는 전액 보상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자 "생업에 바쁜 사람들이 국민카드사에 가서 많게는 7~8시간을 기다리며 자기 일을 못하고 카드 재발급을 받는 것도 금전적인 피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도 "심리적 피해를 어떻게 구제할지 대책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덕수 사장 직무대행은 "판례나 과거사례를 검토하려 한다. 국내에서 몇가지 사례가 있는 걸로 아는데 구체적으로는 검토하지 못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가 의원들로부터 또다시 질타를 받았다.

민주당 김영주 간사는 국민카드 방문 후 "여기 와서 보니 언론에서 들은 대책뿐으로 '대책'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라며 "대한민국 1억명이 1억여건의 정보를 털렸는데 대책을 하나도 만들지 않았고, 정신적 피해가 더 큰데 여기에 대한 대책은 하나도 만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카드사에서) 사건 발생 후 데이터베이스 암호화를 하지 않았고 아무 보안장치도 마련하지 않았다"며 "사후대책을 하나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게 현장방문에서 저희가 느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국금융산업노조원 20여명은 이날 현장검증 장소에서 '국민 탓하는 현오석 부총리는 개인정보 유출 책임지고 당장 사퇴하라', '개인정보 유출사태 금융위원장, 금감원장은 즉각 사퇴하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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