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기자 ] "현대 포니 부품도 아직 살아 있습니다. 8년 이상 된 단종된 차의 부품 공급도 문제 없이 해결했지요. 노후 차량도 새 생명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 4일 서울 구로동 한국자동차폐차재활용업협회(KADRA) 사무실에서 만난 정상기 회장(56·사진)은 "폐차업을 바라보는 시각도 이젠 달라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협회는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와 손해보험협회 등 관련 단체와 협업 강화를 위한 협약식을 갖고 재활용(중고) 부품 활성화 사업을 추진중이다. 전국 100여개 회원사(폐차장)에서 생산되는 부품 사용을 확대하고 에너지 자원 낭비를 막는다는 취지다. 그 일환으로 온라인 쇼핑몰(www.gparts.co.kr)을 구축한 것.
정 회장은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자동차 폐차업도 온라인 전산화 작업이 필요했다"며 "완성차 정비 공장에서 보유하지 않은 노후 차량의 부품도 지파츠 쇼핑몰에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파츠는 자동차 재활용 부품을 빠르고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전국 단위의 전산망을 구축한 온라인 마켓이다. 헤드램프, 사이드미러 등 차량 관련 부품이 신품보다 70~80% 이상 싼 가격에 유통된다. 단종된 부품도 싸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게 장점.
정 회장은 "1990년대만 해도 단종된 차량의 부품은 희소 가치를 인정받았다"면서 "사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부품은 적으니 중고품 가격이 비싸게 거래될 때가 많았다"고 했다.
협회는 쇼핑몰 작업에 앞서 10억원을 들여 자동차 중고 부품(58개 품목)에 대한 바코드 전산화를 진행했다. 매일 회원사로부터 판매 상품을 공급받아 전산화 작업을 하고 있다. 바코드만 조회해도 해당 부품의 연식과 관련 정보가 표시돼 소비자들이 신뢰하고 재활용 부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 전국의 폐차장과 연계돼 필요한 수요가 있을 때마다 적기 공급과 신속한 배송 시스템을 갖췄다는 게 정 회장의 설명.
그는 "국내에서 연간 80만대 차량이 폐차되기 때문에 쇼핑몰에 등록되는 중고 부품 수는 앞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현재 보유한 3만개 부품 수를 올 연말까지 10만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험·정비업계와 제휴해 보험수리 정비에 재사용부품 사용을 유도할 것"이라며 "올해 안에 국내 폐차 부품의 20%를 재활용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협회는 당장 수익성 보단 재활용 부품 사용이 제도적으로 정착되길 원했다. 앞으로 재사용 부품의 사용 촉진을 위한 제도·법령이 제정되면 3년 내 국내 재사용 부품 시장이 3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 회장은 "재활용 부품 활성화를 위해선 정부의 수요 확대 정책은 물론 보험 및 정비업계의 협조도 더해져야 한다"면서 "8년 이상 지난 노후 차량에 대해선 재활용 부품 사용을 의무 장착하는 법안 등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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