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꿈꾼다면 10평짜리 텃밭부터 가꿔보라

입력 2014-02-10 06:57  

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디자인 (36) 퇴직 후 귀농, 충실한 예행연습이 필수

장경영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



대기업 부장으로 퇴직한 K씨는 귀농을 결심했다. 고향 근처에 비어있는 농가를 구입하고 감자 농사에 도전하기 위해 밭도 샀다. 우여곡절 끝에 첫 해 농사에서 감자 2t을 생산했다. 성공적으로 귀농에 정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문제는 판매였다. 감자를 박스에 담아 어렵게 판매에 성공했지만 박스 값을 빼고 손에 쥔 돈은 28만원에 불과했다. K씨는 “남들보다 준비를 많이 해서 귀농에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는데 감자 농사를 지어보니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K씨 같은 사람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도 ‘그들은 소리 내 울지 않는다’라는 책에서 귀농 도전기를 소개했다. 그는 춘천 근교에 밭 300평을 사서 감자 농사에 도전했다. 토지대장에 ‘토지’로 돼 있었던 탓인지 땅값은 평당 5만원이었다. 1년에 감자 100박스를 생산해서 100만원을 벌면 10년 정도면 땅값을 건질 것이라는 계산을 했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300평 농사를 짓느라 엄청난 고생만 했다. 송 교수는 “귀농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우선 10평짜리 텃밭부터 가꿔보라”고 조언했다.

이렇듯 귀농이 쉽지 않지만 귀농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귀농가구는 2001년 880가구에서 2011년 1만가구를 돌파했다. 2012년에는 2만7000가구에 달했다. 50대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가 주를 이루고 있다. 농촌에서 태어난 사람이 많은 영향도 있다. 퇴직 후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서 힘들어 하는 남성들은 특히 귀농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

베이비부머의 퇴직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귀농인구는 계속해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귀농에 성공하려면 송 교수의 조언처럼 충실한 예행연습이 필요하다. 정부가 마련한 다양한 귀농 지원사업에 관심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된다. 충실한 예행연습을 통해 퇴직 후 귀농의 꿈을 이루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장경영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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