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원, '방만경영' 꼬리표 떼고 거래소 그늘 벗는다

입력 2014-02-11 10:56  

[ 권민경 기자 ]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정부의 지적을 받아 온 '방만경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한국거래소의 그늘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신사업' 계획도 내놓았다.

지난 해 11월 29일 취임한 지 두 달 반 만에 이루어지는 강도 높은 채찍질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복리후생비 50% 축소…행사비·업무예산 삭감

유 사장은 11일 오전 여의도 예탁원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경영혁신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방만경영 중점관리기관 지정에 따른 신뢰 저하와 주식 거래대금 급감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의 위기 의식을 담았다.

주된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허리띠를 졸라매 경영 효율화를 이루겠다는 것, 거래소 지원에 그치던 전통적 예탁원 업무에서 벗어나 새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11일 한국거래소와 예탁원을 포함한 20개 기관을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 기관으로 지정하고 올해 3분기 말 평가결과가 미흡한 공공기관장에 대해서는 해임을 건의할 방침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날 부채비율이 높은 일부 공공기관에 대해 "오랜 세월동안 방만경영을 유지해왔다는 것을 국민은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드시 공공부문의 개혁을 이룩해 그동안 국민 혈세를 낭비한 것을 제자리에 돌려놔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예탁원은 복지 수준을 재조정하고 합리적 예산·편성·집행으로 방만경영 요소를 원천 제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1인당 복리후생비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인다. 최근 3년 평균 연간 복리후생비가 1인당 824만 원 이었던 걸 감안하면 올해 426만 원으로 축소되는 셈이다.

전년대비 행사비는 40%, 업무예산은 20%, 경비예산은 10%씩 각각 삭감한다. 단 제상각비, 지방이전 관련 비용, 업무지급수수료, 해외시장사업비는 제외한다.

이와 함께 후선조직을 축소하고 기능별 재정비를 통해 조직의 약 14%를 감축한다. 가용자원을 최대한 발굴해 정부정책을 지원하고 신규서비스, 연구개발센터 등 비즈니스 관련 조직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업무성과에 따른 정당한 평가가 가능하도록 직책자와 저성과자에 대한 인사관리도 강화한다. 백화점식으로 운영하던 사회공헌활동의 체계를 정비하고 예탁원 특성에 맞는 활동에 초점을 둘 방침이다. 증권박물관을 통한 투자교육, 사회적 투자형 사회공헌 도입 등이다.

◆ 비상장 기반 업무 강화…부가가치 비즈니스 확대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도 전면 재조정한다.

비독점 업무와 부가가치 비즈니스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5:5 비율로 돼 있는 비상장과 상장 기반 업무를 6:4로 바꾼다. 거래소와 관련되지 않은 비상장 업무를 늘리겠단 얘기다.

유 사장은 "공공기관 경영 정상화 과제를 이행하고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추진함으로써 공공기관 지정과 거래소와의 소유·지배구조 문제를 능동적으로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보관결제 서비스를 제공해 지하경제 양성화를 돕는 등 창조금융 지원 업무도 확대한다. 벤처기업증권 예탁수용과 크라우드 펀딩 지원 서비스 제공도 이에 해당한다.

이밖에 펀드, 연금 인프라를 확장한다. 호주 사례를 참고해 퇴직연금시장의 표준화와 업무처리 자동화를 지원하는 중앙집중 시스템(펜션 클리어)을 구축할 예정이다.

예탁원 관계자는 "호주는 정부 주도로 퇴직연금시장의 표준화·자동화를 위해 슈퍼스트림 정책을 도입, 연간 83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국경 간 자본거래를 지원하기 위해 기존 예탁결제서비스를 확대하고 노하우를 수출하는데 앞장설 계획이다.

현재 36개국을 대상으로 제공 중인 외화증권 예탁결제 서비스의 개선·확대를 통해 급속히 증가하는 해외투자의 거래비용 절감과 투자자 가치창출을 돕는다.

국내 투자자의 역외펀드 투자와 국내 펀드의 해외시장 판매 지원도 확대한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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