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증권사 구조조정, 국책은행에 물어봐?

입력 2014-02-11 12:11  

현대증권 M&A 내년 본격화…장기화시 산은 대형 증권사 2곳 소유
자베즈, 파인스트리트 인수 제안, 단칼에 “No”
대기업 구조조정 신뢰 못해… 동부 구조조정 영향탓도
기업은행, 동양증권 경영권 인수? 기업은행 “관심 없다”



이 기사는 02월10일(15:1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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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 당분간 현대증권을 경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매각은 업계 예상과 달리 내년 이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속속 정부 영향권에 들어가는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0일 “사모펀드(PEF)를 통해 현대증권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 관련 법률(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6개월 이내 재매각이 금지된다”며 “대주주가 바뀌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적격성 심사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예정대로 한달 내 실사를 마무리하고 인수 작업을 추진하더라도 ▲매각 협상 1개월 ▲투자금 유치 1개월 ▲적격성 심사 2개월 등 최소 4개월 가량 시간이 걸린다. 산업은행 관계자도 “재매각 절차는 빨라도 연말쯤부터 추진할 수 있다”며 “재매각 불확실성으로 인한 리스크(위험)도 PEF 운용사라면 기본적으로 가지는 변수”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글로벌 금융상황, 잠재 인수 후보 상황 등 향후 예상치 못한 변수에 따라 매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산업은행이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PEF를 통해 인수한 대우건설과 KDB생명은 건설업 불황, 민영화 정책 포기 등 사유로 인수 후 3년이 넘었는데도 재매각를 추진하지 못했다.

산업은행은 현대증권의 경우 시장에서 충분히 경영권을 팔 수 있는 매물이라고 보고 있다. 자베즈파트너스, 파인스트리트그룹 등 일부 PEF 운용사들은 직간접적으로 인수 의향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인수 후 재매각 절차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가격 협상 등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한다. 현대그룹도 직접 매각을 추진했지만, 산업은행이 선인수 후 재매각을 결정했다. 산업은행은 현대그룹측이 제안한 지분 일부(9.9%) 인수 방안에 대해서도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다. 대기업이 자체 추진하는 구조조정은 신뢰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웅진그룹, STX그룹, 동양그룹 등 최근 중견그룹들이 잇따라 무너지거나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이유 중 하나는 “제값받고 팔겠다”며 욕심을 부리다 매각 시점을 실기했기 때문이다. 특히 동부그룹 구조조정이 당초 계획과 달리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 산업은행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정부의 영향력을 받는 대형 증권사들이 늘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산업은행은 2000년 6월 이후 14년간 대우증권 경영권을 갖고 있다. 대우증권은 자본금 기준 국내 1위 증권사인데 작년 한해(회계연도 기준) 250억원의 적자를 냈다. 작년말에는 NH농협금융지주가 업계 2위(자본금 기준) 우리투자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NH농협은 농협협동조합법에 따라 정부 관리감독을 받는 농협중앙회의 자회사다. 기업은행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동양증권 공개 매각이 실패할 경우 결국 기업은행(IBK투자증권)이 가져갈 수 있다는 관측도 금융권에 확산되고 있다. IB 관계자는 “금융회사 중 정부와 가장 멀리해야 할 증권사가 정부 입김 하에 들어가는 현상을 어떻게 봐야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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