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장진모 기자 ]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사진)은 11일(현지시간) 최근 미국 경제 지표의 둔화와 관련,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달 초 취임한 옐런 의장은 이날 첫 공식석상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 증언에 앞서 배포된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벤 버냉키 전 의장의 통화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옐런 의장은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성명서를 언급하면서 “Fed의 예상대로 경제회복세가 지속되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를 향해 움직인다면 Fed는 다음 정례회의(3월18~19일)에서도 신중하고 점진적인 속도로 자산매입 규모를 줄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산매입 프로그램에는 ‘정해진 일정’이 없다”며 “경제전망과 양적완화의 비용 대비 효과를 분석해 양적완화 속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Fed가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동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신흥국 위기가 미국 경제에 심각한 위험을 줄 것으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신흥국 위기 등으로 인해 테이퍼링 속도를 늦추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옐런 의장은 고용시장이 아직 불안정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고용시장이 지난해 크게 개선됐지만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는 갈길이 멀다”며 “실업률(6.6%)은 여전히 완전고용이라고 판단되는 수준보다 훨씬 아래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장기실업자 증가와 비정규직 일자리 증가세 등을 언급하면서 “고용시장을 평가할 때 실업률 외에 다른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실업률이 6.5% 밑으로 떨어지더라도 금리가 자동적으로 인상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고용시장에 대한 옐런 의장의 이 같은 언급을 의미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Fed가 단기금리 인상 기준선으로 실업률 6.5%를 제시해왔는데 앞으로 이 기준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옐런 의장은 경기 전망과 관련해서는 올해 미국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확장되는 동시에 실업률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물가상승률은 Fed 목표치를 향해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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