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LNG전용선 1.1조에 매각

입력 2014-02-12 11:45   수정 2014-02-12 13:01

=현대그룹, 최고 4000억원 가량 유동성 확보할 듯

현대그룹과 산업은행은 12일 현대상선의 액화천연가스(LNG) 전용선 사업부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IMM 인베스트먼트를 선정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6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결과 6곳이 투자를 희망했으며, 이 가운데 가장 높은 값을 적어낸 IMM 인베스트먼트에 자산을 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매각대금은 지분 100%를 기준으로 1조1000억원(부채포함)이며, 향후 IMM 인베스트먼트의 실사를 거쳐 오는 3월 중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은 작년 말 발표한 총 3조3000억원 규모 자구안 가운데 3분의 1 이상을 이행하게 된 셈이다. 현대그룹은 이외에도 지난해 12월 현대상선의 컨테이너 1만 8,097대 매각으로 563억원, KB금융지주 주식 113만주를 처분해 465억원을 확보했다.

이번에 팔게 된 현대상선의 LNG 전용선 사업부는 현대그룹 자구계획안 중 가장 비중이 높은 매물이었다. 미래 수익이 보장돼 있는 알짜 자산이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았다. 총 10척의 LNG선을 갖고 있는 현대상선은 연간 국내 LNG 수입량의 20% 정도인 730만t을 수송한다. 이 중 8척은 한국가스공사와 2028년까지 장기계약이 체결돼 있다. 원가보상 방식으로 매년 운임을 정산하므로 유가상승 등으로 인한 리스크도 없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배도 있고, 앞으로 배를 쓸 사람(화주)과 실어나를 짐도 다 갖춰졌기 때문에 사업부를 사들이는 입장에선 채권매매처럼 비교적 리스크가 적은 거래”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당초 LNG선 등 전용선 사업부는 내년 이후 매각대상으로 생각했는데 가장 빠르게 성과가 났다”고 평가했다.

현대상선은 LNG선 사업이 장부상 저평가되어 있어 대규모 처분이익이 실현되며, 이를 통해 현대상선 재무구조도 상당부분 개선된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의 작년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은 1200%를 오르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분이 소급 반영될 경우, 작년 말 부채비율은 600%대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현대그룹은 기대했다.

다만 LNG 전용선 사업부를 팔아서 현대그룹이 손에 쥐게 되는 현금은 4000억원에 약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자산을 담보로 빌린 돈부터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LNG선 사업부의 부채는 약 7000억원에 이른다. 또 전용선 사업부를 완전히 IMM 인베스트먼트에 넘기는 대신 일부 지분만 팔거나,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일단 유동성만 확보하는 방식일 경우 이자비용 증가로 실제 현금유입량은 4000억원에도 못 미칠 수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안정적인 수익과 현금흐름이 보장되어 있는 LNG 운송사업을 매각하게 돼 상당히 아쉽지만 재도약의 발판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으로, 향후 회사의 역량을 컨테이너와 벌크선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시켜 나갈 것이며 이를 통해 최고의 선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사진: 우리나라 LNG선 국적 6호선인 현대테크노피아호(사진제공 : 현대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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